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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18권, 정조 8년 11월 2일 계축 6번째기사 1784년 청 건륭(乾隆) 49년

관리들의 기강이 해이해 진 것을 경계하는 이석하의 차자

교리 이석하(李錫夏)가 차자를 올리기를,

"법강(法講)을 중지한 것이 거의 한 계절이 지나갔고, 윤대(輪對)하기를 그만둔지도 이미 몇 달이 되었는데, 전학(典學)에 대한 생각은 간혹 중단하지 아니할 수가 없는 경우가 있어서 그러한 것입니다. 언론을 책임 맡은 사람들이 앞뒤를 돌아보고 머뭇거리면서 겨우 책임이나 면하려고 한다면, 말하는 기색이 달라지고 필경에는 겉치레가 되고 말 것입니다. 역적을 징토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중대한 의리입니까? 그런데도 여전히 구차스럽게 미봉(彌縫)하는 것을 면치 못하여, 백성들의 풍습이 점점 야박해지고 사치하는 습관이 점점 심해지는 것입니다. 우리 왕조에서 인재 선발에서 오로지 문벌을 숭상하기 때문에 전하께서 왕위에 오르신 뒤로 아직껏 한 명의 문학하는 선비도 먼 지방에서 왔다는 이가 없으며, 또 벼슬길이 정체된 것을 소통시키는 정사도 독촉한 지가 조금 오래되지만, 해당 조(曹)에서는 거행하다가도 갑자기 해이해지고 있습니다. 무릇 이들 몇 가지 일들은 일반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하늘에 실질로써 응답한다[應天以實].’라는 네 글자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니, 임금이 비답하기를,

"몇 가지 조항으로 힘쓰도록 진달한 것은 약석(藥石)이 아닌 것이 없다. 마땅히 명심하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46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475면
  • 【분류】
    정론(政論)

    ○校理李錫夏上箚曰:

    法講之停, 殆至閱序。 賜對之輟, 亦已屢月。 典學之念, 不能無間斷而然, 任言責者, 瞻顧囁嚅。 聊以塞責, 則假以辭色, 畢竟爲文具而止。 討逆是何等大義理? 而猶不免苟且彌縫, 民風漸淆, 侈習轉熾。 我朝取人, 專尙地閥, 臨御以後, 尙無一箇文學之士, 起自荒陬, 疏滯之政, 提飭稍久, 而該曹擧行輒弛。 凡此數事, 不過膚淺, 而應天以實四字, 亦不外是矣。

    批曰: "數條陳勉, 無非藥石。 當體念矣。"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46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475면
    • 【분류】
      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