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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 15권, 정조 7년 4월 1일 신유 1번째기사 1783년 청 건륭(乾隆) 48년

장헌 세자에게 존호를 올리다

장헌 세자(莊獻世子)에게 존호를 올렸다. 임금이 책보를 모시고 경모궁으로 나아갔는데, 시위와 의장을 모두 책보 앞에 서라고 명하였다. 경모궁에 이르러 친히 의절대로 죽책(竹冊)과 옥보를 올렸다.

악장(樂章)에 이르기를,

"이명(离明)의 두루 비친 빛을 동방이 크게 받았네. 좋은 소문과 훌륭한 명망이 나 아름답게 빛이 났었네. 후손의 길을 열어 놓으시니 큰 보답이 드날리었네. 궁중이 엄숙하고 종고(鍾鼓) 소리 화평하였네. 뿌리가 깊고 근원이 멀어 길이 상서가 생기었네. 달 바퀴에 별이 빛나서 치성하고 창성하게 하였네. 근본을 더듬어서 미덕을 천양하니 보책이 빛이 나네. 우리 왕의 효성을 빌려서 끝없이 후손의 길을 열어 도우시리라."

하였다. 【우참찬 정민시가 지었다.】 죽책문(竹冊文)에 이르기를,

"중휘(重暉)068) 가 후손을 번창하게 하는 덕을 기르니 아름다운 빛이 길이 비치고, 하늘이 손자를 안는 경사를 주시니 크게 드러난 존호로 선양합니다. 삼가 죽책을 받들어 떳떳한 법에 따라 올립니다. 삼가 생각건대, 황숙부(皇叔父) 사도 장헌 세자 저하(思悼莊獻世子邸下)께서는 덕성이 깊고 크며 모습이 묵중하였습니다. 동궁에서 학문을 쉬지 않고 강론하자 영종께서 온화하고 문아(文雅)한 것을 기뻐하셨으며, 중전에게 아침 저녁으로 부지런히 문안하니 홍릉(弘陵)께서 유독 사랑하셨습니다. 이에 세자로 모든 정사를 대신 보시자 사방에 은택이 두루 적셔졌습니다. 요(堯)임금 같은 선왕(先王)을 대신해서 조화(調和)의 치화를 넓히니 원근이 크게 변하고, 우(禹)임금 같은 선왕을 계승하여 신중히 하는 도리를 닦자 송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었습니다. 학문이 이미 밝게 드러나니 좋은 계책이 오래도록 전할 만하였으며, 한결같이 덕을 순수하게 가지시어 귀신과 하늘의 마음에 들었습니다. 백세(百世)의 본지(本支)에 어찌 왕자가 탄생하는 경사가 없겠습니까? 이에 상제(上帝)가 도우셔서 원자가 탄생하였습니다. 이는 대체로 14년 동안 정사를 하는 동안에 어질다는 소문이 사방에 넘쳤기 때문이며, 천만세를 가도록 도우셔서 경성(景星)이 태미원(太微垣)에 빛났습니다. 막 태어나자 우는 소리가 우렁차니 이미 나라를 계승할 아들이 태어났으며, 의지할 데가 있고 우익이 있으니 복록을 길이 누리겠습니다. 이에 절문(節文)을 상고하여 책보를 만들었습니다. 미덕으로 안정시키니 준수한 상서를 볼 수 있었고 경사를 기른 아름다움을 돈독히 하니 모두들 소명(昭明)한 석류(錫類)069) 를 우러러보았습니다. 삼가 죽책을 받들어 수덕 돈경(綏德敦慶)이란 존호를 더 올립니다. 삼가 바라건대, 명철하신 비춤을 돌리시어 애써 아름다운 명호를 받으소서. 금니(金泥)로 휘호를 칠하니 일월(日月)과 같이 빛나고, 죽첩(竹牒)에 경사가 빛나니 천지의 신(神)과 함께 오래도록 존재할 것입니다."

하였다. 【대제학 황경원(黃景源)이 지었다.】 예를 마치고 나서 고유제(告由祭)를 지내고 궁으로 돌아왔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15권 40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360면
  • 【분류】
    왕실(王室) / 어문학(語文學) / 예술(藝術)

  • [註 068]
    중휘(重暉) : 중광(重光)과 같은 말인데, 햇빛이 거듭 밝았다는 뜻으로 뒤의 임금이 앞 임금의 공덕을 계승한 것을 말함.
  • [註 069]
    석류(錫類) : 자손들에게 대대로 모두 착하게 함.

○辛酉朔/追上尊號于莊獻世子。 上陪冊寶, 詣景慕宮, 命侍衛、儀仗, 皆立冊寶前。 至宮, 親上竹冊、玉寶如儀。 樂章曰:

离明普照, 丕冒震方。 令聞、令望, 休有烈光。 克開厥後, 崇報顯揚。 宮園肅肅, 鍾鼓喤喤。 根深源遠, 長發其祥。 月輪星輝, 俾熾而昌。 湖本闡徽, 寶冊斯煌。 假我王孝, 啓佑無疆。 【右參贊鄭民始撰。】

竹冊文曰:

竊以重暈毓裕昆之德, 長發休光; 皇穹錫抱孫之祥, 誕揚顯號。 欽奉丕冊, 式循彝章。 恭惟皇叔父思悼莊獻世子邸下, 德性淵洪, 光儀凝重。 貳極之講說不輟, 英廟喜其溫文; 中壼之定省愈勤, 弘陵篤於慈愛。 肆离明遂攝於庶政, 而解澤普洽於四方。 代放勛而廣燮和之治, 遐邇丕變; 承大而修祗敬之道, 獄訟咸歸。 睿學旣著於緝熙, 徽猷可傳於悠久。 惟一德之純粹, 克享神天之心; 伊百世之本支, 詎無彌月之慶? 所以上帝之保佑, 乃有元子之誕生。 蓋由聽政十四年, 仁聲洋溢於八表; 斯其啓佑千萬歲, 景星輝映於太微。 實覃實訏, 已祚胤之肇錫; 有馮有翼, 庶第祿之永康。 聿稽節文, 爰成冊寶。 綏以懿德之美, 旣覩岐嶷之應祥; 敦玆毓慶之休, 咸仰昭明之錫類。 謹奉竹冊, 加上尊號曰綏德敦慶。 伏惟冀回哲鑑, 勉膺嘉名。 金泥章禧, 竝居諸而齊耀; 竹牒昭慶, 與神祗而長存。 【大提學黃景源撰。】

禮成, 仍行告由祭, 還宮。


  • 【태백산사고본】 15책 15권 40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360면
  • 【분류】
    왕실(王室) / 어문학(語文學) / 예술(藝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