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의 호칭을 정하다
원자의 호칭을 정하였다. 영의정 서명선 등이 아뢰기를,
"이처럼 경하하는 날에 신들이 종사의 대계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조종께서 우리 나라를 돌보시고 도우시어 원자가 탄생하여 국가의 근본이 크게 정해졌으므로 기뻐하는 마음은 팔도의 사람들이 모두가 똑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탄생한 경사가 이미 석 달이 넘었으니, 미리 세자를 세우는 계책에 있어서 실로 하루가 시급합니다. 더구나 영종의 신주를 옮기지 않는 전장(典章)을 때마침 이때에 시행하게 되었으니, 일이 마치 때를 기다린 것과 같아 또한 우연이 아닙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터전을 공고히 하셨던 계획을 깊이 생각하시어 빨리 칭호를 정하라는 명을 내리소서."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마땅히 자전(慈殿)의 뜻을 여쭈어 보아야겠다."
하였다. 대신과 여러 신하들이 모두 말하기를,
"9월 이후로 천심의 지향이나 인심의 기대가 오직 호칭을 정하는 한 가지 일에 있습니다. 자궁(慈宮)과 자전(慈殿)께서도 반드시 명을 더디 내린다고 답답해 하실 것입니다. 여쭈어서 할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하니, 하교하기를,
"원자의 호칭을 정하는 건은 무진년과 을묘년에 하교한 것에 따라 여러 사람들의 소원을 좇아 종묘에 고하고 교서를 반포하겠으니, 해조로 하여금 관례에 따라 거행하게 하라."
하였다. 이에 대신과 여러 신하들이 일제히 아뢰기를,
"탄생의 경사가 이미 선대왕께서 탄생하신 달과 맞았고 호칭을 정하는 일이 또 선대왕을 세실로 모시는 때에 있게 되었으니, 복록이 장구하고 사랑함이 도탑다는 것을 여기에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32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334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元子定號。 領議政徐命善等奏言: "當此慶賀之日, 臣等以宗社大計, 有可仰達者, 皇天祖宗, 眷佑我邦家, 元良誕降, 國本大定, 歡忭之忱, 八域同情。 顧今誕育之慶, 已逾三朔, 預建之策, 實急一日。 況當英廟不祧之典, 適在是際, 事若有待, 亦不偶然。 伏願深軫鞏基之謨, 亟降定號之音焉。" 上曰: "當仰稟慈旨。" 大臣、諸臣, 皆言: "九月以後, 天心之所蘄嚮, 人心之所顒望, 惟在於定號一事。 慈殿慈宮, 亦必以尙遲成命爲鬱, 何待經稟乎?" 敎曰: "元子定號一節, 謹遵戊辰、乙卯下敎, 才循群情, 告廟頒敎, 令該曹照例擧行。" 於是, 大臣、諸臣, 齊聲奏曰: "誕彌之慶, 旣符於先大王虹流之月, 定號之擧, 又在於先大王世室之日, 福祿之綿遠, 眷命之篤棐, 可占於此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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