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 세자의 탄생을 기뻐하다
왕자(王子)169) 가 탄생하였다. 임금이 승지와 각신(閣臣)들을 불러 보고 하교하기를,
"궁인(宮人) 성씨(成氏)가 태중(胎中)이더니 오늘 새벽에 분만하였다. 종실이 이제부터 번창하게 되었다. 내 한 사람의 다행일 뿐만 아니라, 머지않아 이 나라의 경사가 계속 이어지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으므로 더욱더 기대가 커진다. ‘후궁은 임신을 한 뒤에 관작을 봉하라.’는 수교(受敎)가 이미 있었으니, 성씨를 소용(昭容)170) 으로 삼는다."
하니, 신하들이 경사를 기뻐하는 마음을 아뢰었다. 임금이 이르기를,
"비로소 아비라는 호칭를 듣게 되었으니, 이것이 다행스럽다."
하였다. 또 시임 대신과 원임 대신을 불러 보았는데, 모두가 말하기를,
"하늘에 계신 조종께서 우리 나라를 돌보시어서 남아가 태어난 경사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 달은 우리 선대왕께서 탄생하신 달이고 우리 전하께서 탄생하신 달인데다가 왕자께서 또 이 달에 탄생하셨으니, 경사에 대한 기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대신이 뜨락에서 문안을 올리려고 합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인데, 명호(名號)를 정하기 전에 뜨락에서 문안을 드리는 것은 근거할 만한 전례가 없다. 더구나 을묘년에도 이러한 예가 없었으니, 하지 말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327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辛丑/王子生。 上召見承旨ㆍ閣臣, 敎曰: "宮人成氏有娠, 今曉分娩。 宗英之自此蕃衍。 非但一己之幸, 繼此邦慶, 明知其非久, 益切顒企。 後宮有娠, 然後封爵, 旣有受敎, 成氏爲昭容。" 諸臣陳慶忭之忱。 上曰: "始聞爲人父之稱, 是可幸也。" 又召見時原任大臣。 僉曰: "皇天祖宗, 眷佑邦家, 乃有斯男之慶。 況是月, 卽我先大王誕彌之月, 我殿下流虹之節, 王子誕生, 又在是月, 不勝慶忭之至。 大臣欲行庭候。" 敎曰: "凡事自有次序, 名號未定之前, 設庭候, 旣無前例可據。 況乙卯年, 亦無是例, 其已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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