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의정 서명선에게 빨리 조정에 나오기를 돈유하다
좌의정 서명선(徐命善)에게 돈유(敦諭)하기를,
"경을 거듭 복상한 것이 어찌 뜻이 없다 하겠는가? 이제는 정석(鼎席)222) 이 이미 구비되었으니, 세도(世道)가 크게 변하고 조상(朝象)이 길이 안정되는 것이 이제부터 비롯할 것이다. 경들이 정신을 모아 섭리(燮理)할 마음이 있다면 이때를 버리고 어떻게 하겠는가? 때는 다시 오지 않거니와 잃어서는 안되는데, 경들이 또 무엇을 꺼려서 하지 않는가? 때의 뜻은 참으로 크거니와 경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더구나 경이 맡은 직임은 더욱이 매우 쉬운 것이 있다. 원보(元輔)223) 를 승좌(承佐)하고 단규(端揆)224) 를 협찬(協贊)하여 모두 심지(心志)를 한결같이 하여 함께 우리 나라를 안정시키라. 이것이 경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라고 이를 수 있는데, 따라서 이끌고 도울 즈음에 멍하니 있지 말고 잗단 말단의 일에는 조급히 서둘지 말며, 뭇 관원을 감독하고 경계하여 모든 직무에 힘쓰게 하며 충서(忠恕)의 도리로 미루고 광필(匡弼)의 의리로 도우라. 이것으로 하나가 되어 규도(規度)에 맞추면 어찌 다스림이 이루어지지 않고 풍속이 바로잡히지 않겠는가? 경은 내가 다스려지기를 바라는 지극한 뜻을 생각하여 빨리 나와서 일을 보살펴야 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42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166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註 222]
○甲午/敦諭左議政徐命善曰: "重卜于卿, 豈曰無意? 今則鼎席已俱備。 世道之丕變, 朝象之永靖, 將自今伊始矣。 如使卿等, 有聚精燮理之心, 則捨此時何以? 時不再矣, 不可失。 卿等又何憚而不爲乎? 時之義誠大矣。 卿其念之念之。 況卿所叨之任, 尤有甚易焉者。 承佐元輔, 協贊端揆, 一乃心志, 共貞我邦, 此可謂盡卿職分, 而從以勿規規於牽補之際, 勿汲汲於叢脞之末, 蕫飭群工, 淬勵庶務, 推之以忠恕之道, 益之以匡弼之義。 以此爲一副當規度, 則何有乎治不做、俗不正也哉? 卿頒念予求治之至意, 速出視事焉。"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42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166면
- 【분류】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