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 김종후를 돈유하여 조정에 나오기를 청하다
장령 김종후(金鍾厚)가 그 아우 김종수(金鍾秀)의 기영(箕營)369) 임소(任所)에서 돌아와 성 밖을 지나니, 사관(史官)을 보내어 돈유(敦諭)하기를,
"네 아우가 장차 돌아와 문안할 것이고 너도 어머니를 봉양하러 길을 떠나야 할 것인데, 네가 지나가는 길이 반드시 성 밖을 지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난 가을 그대가 내려갈 때에 영접하려 하였으나 그대가 굳이 사양하였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였으므로 이제까지 한탄한다. 그대는 대대로 녹을 먹는 신하이니, 편히 앉지 못하고 목마르듯 기다리는 정성을 생각한다면 어찌 차마 다시 돌아보지 않기만 하고 다시 멀리 갈 생각을 끝내 이루려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조상(朝象)·국사(國事)에 믿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숙유(宿儒)370) 는 이미 조정에 있지 않고 충신은 또 국도(國都)를 떠났으니, 근심스러운 형상과 위태로운 일은 말해야 할 바이나 이루 거론하기 어렵다. 아! 더구나 이런 때에 숙위(宿衛)가 비고 의지할 데가 없으니, 내가 기대하는 것은 오로지 그대와 같은 임하(林下)371) 의 선비에게 있다. 그대가 이것을 생각한다면 내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반드시 선뜻 생각을 고쳐서 내 간절한 뜻에 따를 것이다. 그대는 성 안으로 들어와 곧 조정에 나오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41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131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註 369]
○掌令金鍾厚自其弟金鍾秀 箕營任所歸, 過城外。 遣史官敦諭曰: "爾弟行將反面, 爾亦當將母登途。 聞爾過去之程, 必由城外云。 昨秋, 爾之下去時, 要以延接矣, 因爾固辭未果, 迄今恨歎。 爾是世祿之臣也。 若念予小子側席如渴之誠, 則豈忍復事邁邁, 更遂長往之計哉? 目今朝象、國事, 無一可恃。 宿儒旣不在朝;藎臣又此去國。 憂虞之狀、岌嶫之事, 所可道也, 難以殫擧。 嗚呼! 況於此等之時, 宿衛空虛, 倚仗無所, 予之所期望者, 亶在如爾林下之士。 爾若念此, 不得予言之畢, 而必有所幡然改圖, 以副予慇懃之至意。 爾其入城, 仍卽造朝。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41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131면
- 【분류】인사-관리(管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