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근문을 세우고 이에 대한 관리 방법을 하교하다
월근문(月覲門)을 세웠다. 하교하기를,
"내가 저궁(儲宮)에 있을 때에 실록(實錄)을 보니, 영묘(英廟) 때에 종묘(宗廟) 북쪽 담과 궁성(宮城) 남쪽 담이 서로 닿은 곳에 한 문을 창건하고 초하루·보름마다 소여(小輿)를 타고 위사(衛士) 없이 가서 전배례(展拜禮)를 행하셨다 하였는데, 나 소자(小子)가 늘 마음에서 배송(拜誦)하였다. 일첨문(日瞻門)을 새로 세운 것은 성조(聖祖)의 자취를 뒤따르려는 데에 뜻이 있는데, 그때 궁성을 고쳐 쌓은 일이 바야흐로 시작되었으므로 일을 끝낸 뒤에 일첨문에서 가깝고 편리한 곳에 문을 세우려 하였으나, 이제는 궁성의 역사는 이미 무너지는 대로 쌓기로 정하였으니, 다 쌓을 때를 기다린다면 몇 십년 뒤가 될는지 모르므로 참으로 죽은 뒤까지 뜻을 가지고 가고 이루지 못한다는 한탄이 있었는데, 마침 장신(將臣)이 입시(入侍)함에 따라 그 형편을 물었더니, 소자로서 혹 조금이라도 정례(情禮)를 펴는 방도가 될 수 있으므로 종묘 북문(北門)의 예(例)에 따라 문을 세운다. 문이 완성된 뒤에는 의위(儀衛) 없이 다만 승지(承旨)·사관(史官)과 입직(入直)한 총부(摠府)·기성(騎省)334) 의 당상(堂上)·낭청(郞廳)을 수가(隨駕)시키고 이 문을 거쳐서 혹 한 달에 한 번 배례(拜禮)하거나 한 달에 걸러 배례하여 어린아이가 어버이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내 슬픔을 펼 것이다. 문 자물쇠는 또한 종묘 북쪽 담의 자물쇠의 예에 따라 수직(守直)하는 중관(中官)이 맡게 하지 말고 정원(政院)에서 감추어 두고 때에 따라 여닫으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128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註 334]기성(騎省) : 병조.
○建月覲門。 敎曰: "予在儲時, 見實錄, 英廟朝創一門於宗廟北墻、宮城南墻交接處, 每朔望, 以小輿去衛士, 輒行殿拜禮, 予小子常莊誦于心。 日瞻門新建, 意在追踵聖祖之蹟, 而伊時宮城改築之役方始, 故擬於完役後, 建門於日瞻門便近之處。 今則宮城之役, 旣以隨毁隨築爲定,若待畢築之期, 則不知在於幾十年之後, 實有齎志未遂之歎, 適因將臣入侍, 問其形便, 在小子或可爲一分伸情禮之道, 依宗廟北門例建門。 門成之後, 當除儀衛, 只以承史、入直摠府、騎省堂郞、隨駕, 從此門或月一拜, 或間月拜, 以伸予孺慕之慟。 門鑰, 亦依宗廟北墻鎖鑰例, 勿令守直中官掌之, 自政院藏置, 隨時開閉。"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128면
- 【분류】왕실-종사(宗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