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정조실록5권, 정조 2년 6월 24일 임자 1번째기사 1778년 청 건륭(乾隆) 43년

우의정 정홍순이 자주 강연을 열것을 진달하다

차대(次對)하였다. 영의정 김상철(金尙喆)이 아뢰기를,

"경상도 관찰사(慶尙道觀察使) 이성원(李性源)의 장계(狀啓)에 ‘도내(道內)의 진결(陳結)이 한전(旱田)과 수전(水田)을 합하여 4천 3백 결(結) 영(零)이 되고, 환기(還起)가 모두 3천 4백 결 영이 되니, 진결의 감세(減稅)와 강속전(降續田)의 환기(還起)를 실지의 총수에 입록(入錄)하여 서로 혼동되는 폐단이 없게 하기 바란다.’고 했으니, 그대로 시행하도록 윤허하심이 공편합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우의정 정홍순(鄭弘淳)이 아뢰기를,

"오늘날 군하(群下)들이 전하께 바라고 있는 바는 무엇보다도 성학(聖學)을 간단이 없게 하심에 있습니다. 제왕(帝王)이 학문을 하는 것은 본래부터 서민(庶民)들과는 다른 데가 있습니다. 문장(文章)과 박식(博識)이 어찌 좋은 것이 아니겠습니까마는, 궁행(躬行)하여 체험(體驗)하는 것이 가장 잘 다스림을 구하는 요긴한 길이 되는 것입니다. 반드시 역대 치란(治亂)에 관한 사적에 유의하는 것이 진실로 격물(格物)하여 치지(致知)하는 끽긴(喫緊)한 공부가 되는 것이고, 인재(人材)를 수습하고 기강(紀綱)을 엄숙하게 진작(振作)하여 거조(擧措)하는 즈음에 인심이 열복(悅服)하게 되는 것으로 선무(先務)를 삼아야 하는 것인데, 이를 실현하는 방도는 공사(公私)와 의리(義利)의 구별에 있어 분명하지 않으면 하게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진실로 연한(燕閒)한 동안에는 간단되는 바가 없이 서사(書史)에 있어서 침잠(沈潛)하실 줄 알고 있습니다마는, 경연(經筵)에서의 강토(講討)에 있어서는 공간이 생기는 한탄이 있습니다. 홍유(鴻儒)와 숙덕(宿德)은 본시 항상 있게 되지 않는 것인데, 발문(發問)하고 토론하기를 어찌 반드시 〈이런 사람을〉 기다린 다음에만 할 일이겠습니까? 진실로 능히 성근(誠勤)하게 접하신다면 경악(經幄)의 신하로도 어찌 성심(誠心)을 털어 계옥(啓沃)해 가는 효과가 없겠습니까? 지금은 한더위를 당했습니다마는, 조금 서늘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자주 강연(講筵)을 열어 부지런히 토론을 해 간다면 그것이 성학(聖學)에 있어 어찌 도움되는 바가 없겠습니까? 10여 해 전, 주강(晝講) 때에 연신(筵臣)이 ‘고례(古例)에는 일찍이 한 가지 강(講)만 하는 수가 없었다.’고 아뢰자, 선대왕(先大王)께서 아름답게 여겨 허심 탄회(虛心坦懷)하게 받아들이시고 이어 석강(夕講)을 거행했었습니다. 이는 신이 앙도(仰覩)한 바이기에 아울러 이렇게 앙달(仰達)합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진달한 말은 참으로 좋은 말이다. 체념(體念)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60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30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농업-전제(田制) / 재정-전세(田稅)

    ○壬子/次對。 領議政金尙喆啓言: "慶尙道觀察使李性源狀啓: ‘道內陳結旱田、水田, 合爲四千三百結零, 還起合三千四百結零。 請陳結減稅降續還起, 入錄實摠, 俾無相蒙之弊,’ 許施爲便。" 從之。 右議政鄭弘渟啓言: "卽今群下之所望於殿下者, 最在於聖學之無間斷也。 帝王爲學, 自與匹庶有異。 文章博洽, 豈不是好事, 而躬行體驗, 最爲求治之要路。 必也留心於歷代治亂之跡, 寔爲格致之喫緊工夫, 收拾人才, 振肅紀綱, 擧措之際, 人心悅服, 爲先務, 而致此之道, 不明乎公私義利之別, 則不可得也。 固知燕間之中, 沈潛書史, 無所間斷, 而經筵講討, 有希闊之歎。 鴻儒、宿德, 本不常有, 發問討論, 豈必待此, 而後爲之哉? 苟能接之以誠勤, 則經幄之臣, 豈無開誠啓沃之效乎? 今當盛暑, 而稍待生涼, 頻開講筵, 勤加討論, 則其於聖學, 豈無所補乎? 十餘年前晝講時, 筵臣有以古例, 未嘗只行一講爲言, 先大王嘉納, 而虛受之, 仍行夕講。 此臣所仰覩者也, 竝此仰達矣。" 上曰: "所陳誠好矣。 可不體念?"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60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30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농업-전제(田制) / 재정-전세(田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