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찬 임시철이 상소하여 전일 회권을 파하고 다시 회권할 것을 아뢰다
수찬 임시철(林蓍喆)이 상소하여, 정처(鄭妻)261) 와 윤태연(尹泰淵)·하익룡(河翼龍)·김중득(金重得)을 모두 삼사(三司)에서 아뢴 대로 따를 것을 청하고, 끝에 말하기를,
"신진(新進)을 분관(分館)262) 하는 규례는 청(淸)과 탁(濁)을 명확히 구별하여, 세상을 격려(激勵)하고 둔(鈍)한 사람을 연마하기 위한 뜻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제는 교화(敎化)와 치리(治理)가 청명(淸明)해지고 온갖 법도를 수거(修擧)해 가는 날을 당하였으니, 더욱 마땅히 그 품류(品類)를 엄정하게 하여 취사(取捨)를 공정하게 해야 할 것인데, 지난번 괴원(槐院)에서 회권(會圈)할 적에 공론을 따르지 않고 오로지 사사로운 뜻을 써서 드디어 세상의 누[世累]로 손가락질 받는 무리를 그 속에 섞이어 끼게 하였기에, 일단 원점(圓點)이 한번 나오자 물론(物論)이 비등하게 되었습니다. 신은 생각에 회권에 참여했던 제인(諸人)들을 모두 간삭(刊削)하는 법을 시행하고, 이어서 다시 회권하게 하여 선발(選拔)이 엄중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맨 먼저 진달한 것은, 나의 뜻인들 어찌 예방(禮防)에 소홀하여 그대로 둔 것이겠는가? 끝 대문의 일에 있어서는 이미 분관(分館)을 한 것인데 어찌 꼭 다시 회권할 것 있겠는가?"
하였다. 임시철의 상소 내용에 ‘세상의 누[世累]’란 것은 곧 이만운(李萬運)을 가리킨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68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인사-관리(管理) / 사법-행형(行刑) / 사법-탄핵(彈劾)
○癸卯/修撰林蓍喆上疏, 請鄭妻、泰淵、翼龍、重得竝從三司之啓, 末曰: "新進分館之規, 所以甄別淸濁, 礪世磨鈍之意也。 今當化理淸明, 百度修擧之日, 尤當嚴其品類, 公其取捨, 而頃日槐院之會圈也, 不循公議, 專用私意, 遂使有世累爲指點之輩, 混參於其中, 圓點一出, 物論喧騰。 臣謂參圈諸人, 竝施刊削之典, 仍令改圈, 以重掄選可也。" 批曰: "首陳予意, 豈忽於隄防而然乎? 末端事旣已分館, 何必改圈也?" 蓍喆疏中世累者, 卽李萬運也。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68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인사-관리(管理) / 사법-행형(行刑)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