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태조-철종

고종-순종

정조실록 3권, 정조 1년 3월 15일 신사 1번째기사 1777년 청 건륭(乾隆) 42년

주강(晝講)과 차대(次對)를 행하였다. 좌의정 김상철(金尙喆)이 아뢰기를,

"배반(陪班)에서 비를 만나면 우산을 펴는 전례가 있었는데 오랫 동안 폐기하고 행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동가(動駕)할 때에도 비가 내릴 것 같은 조짐이 상당히 있었는데도 모두 우산을 펴지 않았으니, 품정(稟定)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자, 임금이 말하기를,

"배종(陪從)하는 사람들이 우산을 펴지 않은 것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하니, 병판 채제공(蔡濟恭)이 아뢰기를,

"우산을 펴는 것이 구례(舊例)이기는 합니다만 길이 좁은 경우에는 여러 우산들이 서로 부딪쳐 소란함을 야기하기 쉽기 때문에 펴지 않는 것이 편리합니다."

하였다.

○辛巳/晝講兼行次對。左議政金尙喆奏曰: "陪班値雨, 有張傘之例, 而久廢不行。昨日動駕時, 頗有雨意, 而亦皆不張, 不可不稟定也。" 上曰: "陪從之不張雨傘, 始自何時?" 兵判蔡濟恭曰: "張傘雖是舊例, 狹路則衆傘相磨, 易致喧囂, 不張便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