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선의 아버지인 고 판서 서종옥을 치제하게 하다
승지를 보내 고(故) 판서 서종옥(徐宗玉)을 치제(致祭)하게 하였다. 하교하기를,
"이 사람은 내가 잘 안다. 이번의 이 일은 가슴 가득한 혈성(血誠)에서 나온 것이어서 특별히 대신(大臣)을 불러서 물었더니, 모두 머뭇거렸다. 그러나 강개하게 솔선하여 능히 그의 아버지와 형을 생각하게 하였으니, 이는 바로 집에서는 효도하고 나라에는 충성한 것이다. 고 판서 서종옥은 아들을 잘 두었다고 할 수 있고, 아! 만년에 나 또한 신하다운 신하를 얻은 것이다. 옛날 주계군(朱溪君) 심원(深源)이 임사홍(任士洪)을 탄핵하여 그 이름이 《속삼강행실도(續三綱行實圖)》 말편(末編)에 올랐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비록 정문(旌門)을 세워 주더라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 어찌 가자(加資)만 하고 말겠는가? 내가 스스로 겸연쩍으니, 비록 가의 대부(嘉義大夫)를 내리더라도 이것이 어찌 그 충성에 보답하는 것이겠는가? 이는 두 자급(資級)을 건너뛰는 데 불과하고, 지금 마침 자리가 있으니, 특별히 도총관(都摠管)을 제수하여 이처럼 머뭇거리는 구차스런 세상에서 중외(中外)가 모두 그의 충성을 알게 하라. 내가 장차 제문을 지어 내려 정려를 대신할 것이다. 승지를 보내 고 판서 서종옥을 치제하도록 하라. 고 판서의 영혼이 알게 된다면, 반드시 눈물을 머금고 북쪽을 바라보며 사례할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2책 126권 5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509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사-선발(選拔) / 인물(人物) / 역사-전사(前史)
○戊申/遣承旨, 致祭故判書徐宗玉。 敎曰: "此人予知熟矣。 今番此擧, 滿腔血忱, 特召大臣而下問, 皆依違。 而慷慨挺身, 而至能思乃父乃兄, 此正孝於家忠於國。 故判書徐宗玉可謂有子。 嗟哉! 暮年, 其亦得臣。 昔朱溪君 深源, 彈一任士洪, 名登《續三綱》末編。 此等之人, 雖生旌門, 猶非過也。 此等人, 豈可加資而止? 予自歉然, 雖嘉義, 此豈報忠? 是不過超二資, 今適有窠, 特授都摠管, 當此依違苟且世界, 中外咸知其忠焉。 予將祭文製下, 以代旌閭。 遣承宣致祭於故判書徐宗玉。 故判書靈若有知, 必飮涕北望謝也。"
- 【태백산사고본】 82책 126권 5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509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사-선발(選拔) / 인물(人物) / 역사-전사(前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