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장각을 봉심한 후 보각에 전배하다
임금이 종부시(宗簿寺)에 나아갔다가, 걸어서 규장각에 나아가 봉심(奉審)한 후 이어서 보각(譜閣)에 전배(展拜)하였다. 다시 대청(大廳)에 나아가 본시(本寺)의 제조를 인견하여 선생안(先生案)을 읽도록 명하고, 친히 종신(宗臣)들에게 강독(講讀)을 시험한 다음 제조 이하 원역(員役) 등에게 각각 차등 있게 상을 내려 주었다. 손수 시 1구를 쓰고 여러 신하들에게 갱진(賡進)하도록 명하였다. 옛날 임진년111) 임금이 잠저(潛邸)에 있었을 때 종부 도제조가 되었었는데, 이제 구갑(舊甲)이 다시 돌아온 것도 또한 드물게 있는 경사라 하여 본시의 제조가 진찬(進饌)하기를 청하니, 임금이 태강(太康)을 깊이 경계하고, 또 대단한 가뭄 때문에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추모(追慕)로 인하여 왕세손과 함께 본시에 나아간 것이었다. 이어서 육상궁(毓祥宮)에 나아가 승지에게 어제(御製)를 쓰도록 명하였다. 이어서 여(輿)에서 내려 뜰 가운데에서 부복하였는데, 여러 대신들과 유신들이 번갈아 힘껏 간청하니, 밤이 깊어 환궁(還宮)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9책 118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419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행행(行幸) / 왕실-사급(賜給) / 인사-관리(管理) / 어문학-문학(文學)
- [註 111]임진년 : 1712 숙종 38년.
○上幸宗簿寺, 步詣奎章閣, 奉審後, 仍展拜譜閣。 還御大廳, 引見本寺提調, 命讀先生案, 親試宗臣講, 提調以下員役等, 各賞賜有差。 手書一句詩, 命諸臣賡進。 昔壬辰, 上在潛邸時, 爲宗簿都提調, 於今舊甲重回, 亦罕有之慶, 本寺提調, 請進饌, 上深戒太康, 且因亢旱不許。 是日因追慕, 與王世孫同詣本寺。 仍詣毓祥宮, 命承旨書御製。 仍降輿, 俯伏於庭中, 諸大臣及儒臣, 交口力懇, 夜深還宮。
- 【태백산사고본】 79책 118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419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행행(行幸) / 왕실-사급(賜給) / 인사-관리(管理)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