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덕문에 나가 악좌를 설치하게 하고 선전관에게 인경궁 옛터를 살피게 하다
임금이 무덕문(武德門)에 나아가 악좌(幄坐)를 설치하게 하고 선전관을 보내어 인경궁(仁慶宮)의 옛터를 살펴보게 하였는데, 의주인(義州人)으로 수문장(守門將)이 된 자가 있었다. 하교하기를,
"1백 38년이 되어 임신년127) 6월을 뒤좇아 생각하며 몸소 이 문을 넘어 멀리 목릉(穆陵)을 바라보니, 추모(追慕)하는 마음이 매우 깊으며, 또한 용만(龍灣)128) 을 생각하니, 나의 추모하는 마음이 갑절이나 더하다."
하고, 수문장을 현주 조용(懸註調用)하도록 명하였다. 이어서 자극문(紫極門)에 나아가 친히 ‘임신년 6월 28일129) 을 뒤좇아 생각하며 문 안에 비석을 세운다.[追憶壬申六月二十八日 立石于門內]’는 15자를 쓰고, 도승지 채제공(蔡濟恭)에게 명하기를,
"후면의 어서(御書)를 새기는 것을 감독해서 무덕문 안 남쪽 가장자리에 비석을 세우도록 하라."
하였다. 이는 대개 ‘인목 왕후께서 인경궁(仁慶宮)에서 승하(昇遐)하시니, 즉일로 빈전(殯殿)을 경희궁(慶熙宮)에 옮겨 양전(兩殿)·양궁(兩宮)에 모두 병장(屛障)을 설치하고 걸어서 무덕문을 통해 들어갔다.’는 일이 《인묘실록(仁廟實錄)》에 있다는 것을 임금이 듣고 감동하는 마음이 일어나서 이러한 명이 있었던 것이다. 내전에 돌아와서 대신과 비국 당상을 인견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6책 113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338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국왕(國王) / 인사-관리(管理) / 역사-편사(編史)
- [註 127]
○上詣武德門, 設幄坐, 遣宣傳官, 往審仁慶宮舊基, 義州人有爲守門將者。 敎曰: "百五十八年, 追憶壬申六月, 躬踰此門, 遙望穆陵, 追慕冞深, 亦懷龍灣, 予心一倍。" 命守門將懸註調用。 仍御紫極門, 親書 ‘追憶壬申六月二十八日立石于門內’十五字, 命都承旨蔡濟恭曰: "後面御書蕫刻, 立碑於武德門內南邊。" 蓋以仁穆王后昇遐于仁慶宮, 卽日移殯于慶熙宮, 兩殿兩宮, 皆設障步從, 由武德門入事, 在《仁廟實錄》, 上聞而興感有是命, 還內引見大臣備堂。
- 【태백산사고본】 76책 113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338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국왕(國王) / 인사-관리(管理) / 역사-편사(編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