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의 구저에 나가 봉안각에 전배하다
임금이 인조(仁祖)의 구저(舊邸)에 나아가 봉안각(奉安閣)에 전배(展拜)하였다. 인하여 봉안각을 친히 써서 판자(板子)에 새겨 문미(門楣)에 걸게 하고, 말하기를,
"올해는 곧 옛날 사복(嗣服)하신 해이다."
하였는데, 효묘(孝廟)가 기축년114) 에 즉위한 때문이었다. 또 하교하기를,
"아! 50세가 되던 계해년115) 에 봉안각을 우러러보며 절했었는데, 이것은 곧 옛날 의리를 들어 발란 반정(撥亂反正)한 해였다. 그러므로 송현(松峴) 구궁(舊宮)의 전례에 의거하여 네 글자를 써서 걸게 하였는데, 천만 뜻밖에 다시 이 해를 보게 되었다."
하고, 이어서 뜰 가운데에서 절하고 말하기를,
"조금이나마 작은 정성을 폈으니, 본궁의 궁임(宮任) 이하에서 쌀·베를 상주도록 하라. 그리고 이문(里門) 안에 사는 사람들은 명일에 융무당(隆武堂)에서 마땅히 시사(試射)하겠다."
하였다. 또 지나는 길에 일성위(日城尉)의 집에 들렀으며 또 영수각(靈壽閣)에 들러 전배(展拜)하였다. 여러 기로신(耆老臣)들을 불러 《소학(小學)》을 강하고, 각각 문의(文義)를 진달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6책 113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335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사급(賜給)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 / 군사-병법(兵法)
○己巳/上詣仁祖舊邸, 展拜奉安閣。 因親書奉安閣鏤板, 懸之門楣曰: "此年, 卽昔年嗣服之年。" 孝廟以己丑卽位故也。 又敎曰: "噫! 五十歲癸亥年, 瞻拜奉安閣, 此卽昔年擧義之年。 故依松峴舊宮例, 書揭四字, 萬萬料表, 復覩此年。" 仍拜庭中, 曰: "少伸微忱, 本宮宮任以下, 米布賞給。 里門內所居人, 明日隆武堂當試射。" 又歷臨日城尉第, 又歷臨靈壽閣展拜。 召耆老諸臣, 講《小學》, 各陳文義。
- 【태백산사고본】 76책 113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335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사급(賜給)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 / 군사-병법(兵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