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릉에 나가 전배를 하고 익릉과 경릉에도 제사를 섭생하게 하다
임금이 명릉(明陵)에 나아갔는데, 세손(世孫)이 어가(御駕)를 수종(隨從)하였다. 임금이 능소(陵所)에 나아가 전배(展拜)하기를 마치고, 국궁(鞠躬)한 채 빠른걸음으로 상설(象設) 왼쪽에 나아가 이슬 맺힌 풀에 부복(俯伏)하여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 여러 신하들이 옥체(玉體)가 손상된다고 번갈아 진달(陳達)하니, 임금이 일어나서 의식에 따라 제사를 행한 다음 승지에게 명하여 종이를 가져오게 하였다. 임금이 향(香)을 싸서 손수 참봉(參奉) 정화순(鄭華淳)에게 내리고 말하기를,
"분향(焚香)한 나머지이니, 정성껏 불사르는 것이 옳다."
하였다. 이어서 익릉(翼陵)과 경릉(敬陵)에 나아가 봉심(奉審)하고, 각능에 대신을 나누어 보내어 제사를 섭행(攝行)하게 하였다. 친히 제사를 행하였을 때의 헌관(獻官)에게 구마(廐馬)를 면대해서 주고, 예방 승지에게 가자하였으며, 능사(陵司)를 승륙(陞六)시키고, 집사(執事)한 사람들에게 차등있게 말을 내려준 다음 어가(御駕)를 돌렸다. 기백(畿伯)에게 명하여 기고(旗鼓)로써 맞이하게 하고, 특별히 마필(馬匹)을 내려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76책 113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330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사급(賜給)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
○己未/上詣明陵, 世孫隨駕。 上詣陵所展拜訖, 鞠躬趨詣于象設之左, 俯伏露草, 號泣良久。 諸臣以玉體損傷, 交口陳達, 上乃興, 行祭如儀訖, 命承旨, 取紙以來。 上裹香, 手賜參奉鄭華淳曰: "焚香所餘, 精可也。" 仍詣翼陵、敬陵奉審, 分遣大臣, 攝祭于各陵。 親祭時獻官面給廐馬, 禮房承旨加資, 陵司陞六, 執事人賜馬有差, 乃回駕。 命畿伯, 以旗皷迎之, 特賜馬匹。
- 【태백산사고본】 76책 113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330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사급(賜給)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