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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 108권, 영조 43년 3월 10일 갑술 5번째기사 1767년 청 건륭(乾隆) 32년

왕비가 선잠에 작헌하는 의식의 절차

왕비가 선잠(先蠶)에 작헌(酌獻)하는 의식은 다음과 같다. 기일 전에 액정서에서 채상단(採桑壇) 밖에 유악(帷幄)을 설치하는데, 사면에 문을 연다. 왕비의 악차를 단의 동북쪽에 남향으로 하여 설치하고, 혜빈의 차(次)를 악차 남쪽에 조금 동쪽으로 서향하여 설치하며, 왕세손빈의 차를 혜빈 차의 남쪽에 서향으로 하여 설치하고, 내·외 명부(內外命婦)의 차를 단의 서남쪽에 동향으로 하여 설치한다. 그날에 상침이 왕비의 채상 욕위(採桑褥位)를 단 위 조금 동쪽에 동향으로 하여 설치하고 혜빈과 왕세손빈의 채상위를 단 아래 북쪽 가까이 남향으로 하여 설치하며, 또 채상하는 내·외 명부의 채상위를 단 아래 남쪽 가까이 북향으로 설치하는데, 모두 자리를 달리하고 겹줄로 하되, 서쪽이 위가 되게 한다. 왕비의 갈고리와 광주리를 잡는 자의 자리를 혜빈위의 서쪽 조금 남쪽에 설치하는데, 서쪽이 위가 되게 한다. 또 단 위에 왕비의 갈고리와 광주리를 잡는 자의 자리를 왕비 채상위의 북쪽의 조금 동쪽으로 남향하여 설치하는데, 서쪽이 위가 되게 한다. 혜빈 이하의 갈고리와 광주리를 잡는 자의 자리를 각 자리의 뒤에 설치한다. 여시(女侍)가 잠종(蠶種)·갈고리·박(箔)·광주리·시렁 및 양잠에 필요한 기물을 상전(尙傳)에게 주고, 상전이 받아서 갈고리와 광주리를 잡는 자 및 잠모(蠶母)에게 주어 기다리게 한다. 왕비가 작헌례를 행하여 예를 마치고 다시 악차로 들어오면, 상궁 이하가 각기 그 복장을 입고 상기(尙記)가 보(寶)를 받들고 모두 악차 앞으로 가서 사후(伺候)한다. 채상할 시각이 이르면 상의가 악차 앞으로 나아가 부복하여 꿇어앉아 중엄(中嚴)을 계청한다. 혜빈·왕세손빈 및 채상하는 내·외 명부가 각기 그 복장을 입는다. 전빈(典賓)이 혜빈·왕세손빈 및 채상하는 내·외 명부를 인도하여 모두 단하의 자리로 가면, 갈고리와 광주리를 잡은 모든 자가 각기 자리로 나아간다.

상의가 부복하여 꿇어앉아 예를 행하기를 계청하면, 왕비가 상복(常服)으로 바꿔 입고 나간다. 상궁이 앞에서 인도하여 채상단으로 나아가 남쪽 계단으로 올라가 채상위로 가서 동향하여 선다. 갈고리와 광주리를 잡은 자가 북쪽 계단으로 올라가 자리에 나가면 전빈이 상공(尙功)과 전제(典製)를 인도하여 채상위에 나아가 서향으로 선다. 상공이 갈고리를 받들어 올리면 왕비가 갈고리를 받아서 뽕을 따고, 전제가 광주리를 받들어 올리면 받아서 뽕을 담는다. 왕비는 다섯 가지[條]의 뽕을 따는 데 그치고, 갈고리를 상공에게 주면 상공이 갈고리를 받으며, 전제는 광주리를 받들고 모두 내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상궁이 왕비를 인도하여 단의 남쪽 자리로 가서 혜빈 이하의 뽕 따는 것을 구경한다. 처음에 왕비와 채상 여사(採桑女史)가 각기 갈고리를 혜빈·왕세손빈 및 채상하는 내·외 명부에게 준다. 왕비가 뽕따는 것을 마치면 전빈이 혜빈·왕세손빈, 내·외 명부를 인도하여 차례로 뽕을 따면, 광주리를 잡은 자가 받는다. 혜빈·왕세손빈이 각기 일곱 가지를 따고 내·외 명부가 각기 아홉 가지를 따면, 여사(女史)는 갈고리를 받아 광주리를 잡은 자에게 주고 물러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전빈은 혜빈·왕세손빈, 내·외 명부를 인도하여 제자리로 돌아간다.

전빈이 혜빈·왕세손빈 및 내·외 명부를 인도하여 잠실(蠶室)로 나아가면, 상공이 갈고리와 광주리를 잡은 자를 거느리고 차례로 따라서 잠실에 도착한다. 상공이 뽕을 잠모에게 주면 잠모는 뽕을 받아서 잘게 썰어서 내명부에게 주고 한 잠박(蠶箔)의 누에에다 뿌려주어 먹게 하고, 이를 마치면 전빈이 혜빈·왕세손빈·내·외 명부를 인도하여 제자리로 돌아간다. 잠모가 단 아래로 내려가 먼저 고두례(叩頭禮)를 행하고 반상(頒賞)을 마치면, 잠모가 다시 고두례를 행한다. 상의가 왕비 앞으로 나아가 부복하여 꿇어앉아 예필을 아뢴다.

왕비가 소차로 들어가 예복으로 갈아입고 수식(首飾)을 가하여 자리에 오르면, 전빈이 혜빈·왕세손빈 및 내·외 명부 이하를 인도하여 예복으로 갈아입고 배위(拜位)로 나간다. 전찬이 ‘국궁·사배·흥·평신’을 창하면, 혜빈 이하가 국궁·사배·흥·평신한다. 전빈이 혜빈 이하를 인도하여 단에 올라 시좌(侍座)한 후 잠모 등이 단 아래에 열지어 앉으면 음식을 내리고, 먹기를 마치면 물러가 선다. 상의가 꿇어앉아 예필(禮畢)을 아뢰면 왕비가 자리에서 내려오고 상궁이 앞에서 인도하여 악차로 들어가며, 전빈이 혜빈 이하를 인도하여 각기 자리로 돌아간다. 조현례(朝見禮) 시각이 이르면 의식대로 행례한다. 【친잠의(親蠶儀)이다. ○친경 전에 헌종(獻種)하는 예(例)가 있으니, 친잠 전에도 마땅히 욕종(浴種)하는 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행할 만한 의식이 없어서 빠진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73책 108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245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농업-권농(勸農) / 농업-양잠(養蠶)

○王妃酌獻先蠶儀。 前期掖庭署施帷幄於採桑壇外, 四面開門。 設王妃幄次於壇東北南向, 設惠嬪次於幄次之南稍東西向, 設王世孫嬪次於惠嬪次之南西向, 設內外命婦次於壇之西南東向。 其日尙寢設王妃採桑褥位於壇上少東東向, 設惠嬪王世孫嬪採桑位於壇下近北南向, 又設採桑內外命婦採桑位於壇下近南北向, 俱異位重行西上。 設執王妃鉤筐者位於惠嬪位之西少南西上。 又於壇上, 設執王妃鉤筐者位於王妃採桑位之北稍東南向西上。 執惠嬪以下鉤筐者位於各位之後。 女侍以蠶種ㆍ鉤ㆍ箔ㆍ筐ㆍ架及一應養蠶器物, 授尙傳, 尙傳受以授執鉤筐者及蠶母以待。 王妃行酌獻禮畢, 還入幄次, 尙宮以下各服其服, 尙記捧寶, 俱詣幄次前伺候。 採桑時至, 尙儀詣幄次前俯伏跪, 啓請中嚴。 惠嬪王世孫嬪及採桑內外命婦各服其服。 典賓引惠嬪王世孫嬪及採桑內外命婦, 俱就壇下位, 諸執鉤筐者各就位。 尙儀俯伏跪, 啓請行禮, 王妃改具常服以出, 尙宮前導詣採桑壇, 陞自南階就採桑位東向立。 執鉤筐者陞自北階就位, 典賓引尙功典製, 詣採桑位西向立。 尙功奉鉤以進, 王妃受鉤採桑, 典製奉筐進, 以受桑。 王妃採桑五條止, 以鉤授尙功, 尙功受鉤, 典製奉筐, 俱降復位。 尙宮導王妃就壇南坐, 觀惠嬪以下採桑。 初王妃採桑女史, 各以鉤授惠嬪王世孫嬪及採桑內外命婦。 王妃採桑訖, 典賓引惠嬪王世孫嬪內外命婦, 以次採桑, 執筐者受之。 惠嬪王世孫嬪, 各採七條, 內外命婦各採九條, 女史受鉤, 與執筐者, 退復位, 典賓引惠嬪王世孫嬪內外命婦還復位。 典賓引惠嬪王世孫嬪及內外命婦詣蠶室, 尙功帥執鉤筐者, 以次從至蠶室。 尙功以桑授蠶母, 蠶母受桑鏤切之, 授內命婦, 食蠶灑一箔訖, 典賓引惠嬪王世孫嬪內外命婦, 還復位。 蠶母進壇下, 先行叩頭禮, 頒賞畢, 蠶母復行叩頭禮。 尙儀詣王妃前俯伏跪, 啓禮畢。 王妃入小次, 改具禮服加首飾出陞座, 典賓引惠嬪王世孫嬪及內外命婦以下, 改具禮服就拜位。 典贊唱鞠躬四拜興平身, 惠嬪以下鞠躬四拜興平身, 典賓引惠嬪以下登壇, 侍坐後, 蠶母等列坐壇下, 賜食, 食畢退位。 尙儀跪啓禮畢, 王妃降座, 尙宮前導入幄次。 典賓引惠嬪以下各還次。 朝見禮時至, 行禮如儀。 【親蠶儀。 ○親耕有獻種之例, 親蠶前當有浴種之儀, 而無可行儀闕之】


  • 【태백산사고본】 73책 108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245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농업-권농(勸農) / 농업-양잠(養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