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 판서 심수가 황해도 구월산 삼성묘의 위판을 개조할 것을 청하다
예조 판서 심수(沈鏽)가 임금에게 아뢰기를,
"황해도 구월산(九月山) 삼성묘(三聖廟)의 위판(位版)의 흙으로 만든 것이 많이 훼손되었으니, 마땅히 개조(改造)해야 합니다."
하니, 임금이 부제학 서명응(徐命膺)을 불러 삼성(三聖)의 고적(故蹟)을 물으매, 서명응이 말하기를,
"삼성은 곧 환인(桓因)·환웅(桓雄)·단군(檀君)이며, 역사에서 말하는 바 아사달산(阿斯達山)은 곧 지금의 구월산입니다."
하고, 그 고사(故事)를 심히 상세하게 아뢰었다.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환웅은 곧 단군의 아버지이고, 환인은 곧 단군의 할아버지이다."
하였다. 서명응이 말하기를,
"고구려 동명왕(東明王)이 개국한 것이 을유년이었고, 지금 또 삼성묘의 일이 있으니, 마땅히 치제(致祭)하는 거조가 있어야 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올해를 넘길 수는 없다."
하였다. 이어서 동명왕묘(東明王廟)의 제문(祭文)을 몸소 짓고, 향축(香祝)을 보내며, 삼성묘의 토판(土版)을 나무 독(櫝)으로 만들어 덮으라 하고는 독제(櫝制)를 몸소 그려서 예조 참의 홍낙인(洪樂仁)을 특별히 보내어 덮도록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1책 106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213면
- 【분류】역사-전사(前史) / 풍속-예속(禮俗)
○己酉/禮曹判書沈鏽白上曰: "黃海道 九月山 三聖廟位版之以土造成者多傷毁, 宜改造也。" 上召問三聖故蹟於副提學徐命膺, 命膺曰: "三聖卽桓因ㆍ桓雄ㆍ檀君, 而史所謂阿斯達山, 卽今之九月山也。 仍奏其故事甚詳。 上曰: "然則桓雄卽檀君之父, 桓因卽檀君之祖也。" 命膺曰: "高句麗 東明王開國, 在於乙酉年, 今又有三聖廟事, 宜有致祭之擧矣。" 上曰: "今年不可踰也。" 仍親製東明王廟祭文, 遣香祝, 三聖廟土版, 造木櫝以蓋之, 親畫櫝制, 特遣禮曹參議洪樂仁覆之。
- 【태백산사고본】 71책 106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213면
- 【분류】역사-전사(前史) / 풍속-예속(禮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