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손빈이 처음으로 묘현례를 행하다
임금이 창덕궁에 나아가 선원전(璿源殿)에 배알하고, 이어 태묘에 나아가 면복(冕服)을 갖추고 전알례(展謁禮)를 행하였다. 세손빈(世孫嬪)이 처음으로 묘현례(廟見禮)를 행하였다. 빈궁이 수식(首飾)을 더하고 예복을 갖추고서 연(輦)을 타고 나와 묘(廟) 동문 밖에 이르렀다. 수칙(守則)이 무릎을 꿇고 ‘강여(降輿)’라고 외쳐 청하매, 빈궁이 가마에서 내리니, 수규(守閨)가 앞에서 인도하여 동협문(東夾門)으로 들어가서 절하는 자리[拜位]에 나아가 북향하여 섰고, 상궁이 전하를 인도하여 서는 자리[立位]에 나아가 서향하여 섰다. 전찬(典贊)이 ‘국궁(鞠躬)·사배(四拜)·홍(興)·평신(平身)’을 외치매, 빈궁이 몸을 굽혀 네 번 절하고 일어나 몸을 바로 하기를 마치자, 상궁이 전하를 인도하여 소차(小次)로 돌아오고, 수규는 빈궁을 인도하여 동문 밖으로 도로 나오자, 수칙이 무릎을 꿇고 ‘승여(乘輿)’라고 외쳐 청하니, 빈궁은 가마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영녕전(永寧殿)에 들러 또한 그와 같이 하고, 이어 육상궁(毓祥宮)에 나아갔다. 임금이 말하기를,
"이 예(禮)는 곧 신축년242) 에 고(故) 좌상 이건명(李健命)이 정한 바로서, 정성 왕후(貞聖王后)에서부터 비로소 행하였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1책 106권 4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204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의생활(衣生活)
- [註 242]신축년 : 1721 경종 원년.
○戊午/上詣昌德宮, 拜(濬源殿)〔璿源殿〕 , 仍詣太廟, 具冕服行展謁禮。 世孫嬪始行廟見禮, 嬪宮加首飾具禮服, 乘輦以出, 至廟東門外。 守則跪, 贊請降輿, 嬪宮降輿, 守閨前引, 由東夾門入, 就拜位北向立, 尙宮導殿下, 就立位西向立。 典贊唱鞠躬四拜興平身, 嬪宮鞠躬四拜興平身訖, 尙宮導殿下還小次, 守閨引嬪宮, 還出東門外, 守則跪, 贊請乘輿, 嬪宮乘輿。 還次永寧殿, 亦如之, 仍詣毓祥宮。 上曰: "此禮, 卽辛丑故左相李健命所定, 自貞聖始行之矣。"
- 【태백산사고본】 71책 106권 4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204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의생활(衣生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