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소의 복구에 대한 남태저의 상소
이때에 임금이 대신(臺臣)의 성상소(城上所)의 옛 제도를 복구하라고 명하고 때때로 승지를 보내서 살피게 하여 나가지 않은 사람은 문득 죄를 주니, 대사간 남태저(南泰著)가 상소하기를,
"성상소를 복구하라는 명은 조종조(祖宗朝)의 훌륭한 제도를 다시 본 듯하기는 하오나 구궐(舊闕)122) 이 시어소(時御所)가 되었을 적에는 육조(六曹)가 앞에 나열해 있고 또 의정부에서 서사(署事)하는 법이 있었으므로 성상소는 바로 관사(官邪)를 규찰(糾察)하고 일마다 적발할 수 있었으니, 그 처치한 바가 참으로 마땅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구궐이 단지 터만 남았고 양사(兩司)는 본사(本司)를 처소로 하고 있으며 간원에 이르러서는 더욱 궁벽한 곳에 있어 모든 사위(事爲)를 제때에 듣지 못하여 명색이 대관(臺官)으로 종일을 조바심 속에 지내어 명목만 있고 실상은 없으니, 절대 옛 제도를 복구한 의의가 아닙니다. 신의 생각은 전과 같이 직방(直房)에 있으면서 묘시(卯時)에 들어와서 신시(申時)에 나가는 것이 좋겠고 재일(齋日)을 당하면 나오지 않는 것도 좋다고 여깁니다. 모든 일이 평이(平易)하고 간편(簡便)해야만 비로소 지속될 수 있습니다."
하니, 임금이 계청한 바가 옳다고 여겨 마침내 윤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0책 103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166면
- 【분류】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정론-정론(政論) / 사법-탄핵(彈劾)
- [註 122]구궐(舊闕) : 경복궁을 말함.
○時上命復臺臣城上所舊制, 時遣承宣察視之, 其不進者輒罪之, 大司諫南泰著上疏曰:
"城上所復舊之命, 庶復見祖宗朝美規, 然舊闕之爲時御所也, 六曹羅列於前, 且有政府署事之法, 城上所, 乃所以紏察官邪, 隨事剌擧, 則其所處固宜也。 今則舊闕只有基址, 兩司以本司爲處所, 而至於諫院, 尤在僻地, 凡諸事爲, 不以時聞, 名以臺官, 竟日伈伈, 名存實無, 殊非復古制之意。 臣謂依前處於直房, 卯入而申退可也, 値齋日不進亦可也, 凡事易簡然後, 方可繼也。" 上以所請是也, 遂許之。
- 【태백산사고본】 70책 103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166면
- 【분류】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정론-정론(政論)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