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 김종정 등이 나경언에게 노적의 율을 시행하기를 청하다
옥당(玉堂) 김종정(金鍾正)·박사해(朴師海)·남현로(南玄老)·홍지해(洪趾海)·이득배(李得培)가 함께 연명 차자하여 나경언(羅景彦)에게 노적(拏籍)의 율로 시행하기를 청하고, 헌납 이시건(李蓍建) 역시 차자를 올려 나경언에게 빨리 노적의 율을 시행하라고 청하니, 임금이 크게 노하여 받아들인 승지 및 여러 승지의 파직을 명하고, 남소(南所)의 위장(衛將) 유장(兪嶈)을 가승지(假承旨)로 삼아 그 차자를 돌려 주게 하고 모두 파직하였으며, 이어서 영남(嶺南) 연해(沿海)로 정배하라는 명을 내렸다. 영의정 신만(申晩) 및 약방 제조를 사현합(思賢閤)으로 입시하라고 명하였는데 이때가 밤 1경(更)이었다. 임금이 연달아 차마 듣지 못할 전교를 내렸다. 임금이 또 전교하기를,
"나경언이 어찌 역적이겠는가? 오늘의 조정의 신하들의 치우친 논의가 도리어 부당(父黨)·자당(子黨)이 되었으니, 조정의 신하가 모두 역적이다."
하고, 사관(史官)을 돌아보면서 이르기를,
"너도 곧바로 쓰지 않으면 역시 역적이다."
하고, 수없이 가슴을 치니, 여러 신하들이 두려워하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물러 나갔다.
- 【태백산사고본】 68책 99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100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정론-간쟁(諫諍) / 정론-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사법-행형(行刑) / 변란-정변(政變)
○玉堂金鍾正ㆍ朴師海ㆍ南玄老ㆍ洪趾海ㆍ李得培, 共聯箚請景彦孥籍之典, 獻納李蓍建亦上箚, 請亟施景彦孥籍之典, 上大怒, 命罷奉入承旨及諸承旨, 以南所衛將兪蔣爲假承旨, 命給其箚, 幷爲罷職, 仍下嶺沿投畀之命。 命領議政申晩及藥房提調入侍于思賢閤, 時夜一更矣。 上連下不敢聞之敎。 上又敎曰: "景彦豈是逆乎? 今日朝臣之偏論, 反爲父黨子黨也, 然則朝臣皆是逆也。" 顧謂史官曰: "汝不直書則亦逆也。" 無數叩胸, 諸臣惶懍, 至朝退出。
- 【태백산사고본】 68책 99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100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정론-간쟁(諫諍) / 정론-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사법-행형(行刑) / 변란-정변(政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