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 99권, 영조 38년 2월 2일 병인 1번째기사
1762년 청 건륭(乾隆) 27년
왕세자와 세자빈이 조현하다. 왕세손의 가례 초계를 행하다
왕세자(王世子)와 세자빈(世子嬪)이 창덕궁(昌德宮)에서 와서 조현(朝見)하였다. 임금이 경현당에 나아가 왕세손(王世孫)의 가례 초계(醮戒)를 행하였다. 임금은 동벽 서향(東壁西向)하고, 왕세자는 북향하여 부복(俯伏)하였으며, 왕세손은 북쪽에 앉아서 남향하니, 임금이 친히 초계(醮戒)하였다. 또 세손에게 하유하는 글을 친히 지었는데, 이르기를,
"이제 네가 먼저 삼가(三加)031) 의 예를 행하였고, 또 초례(醮禮)를 행하였으니, 4백 년에 가까운 나라가 장차 의탁할 곳이 있게 되었다. 이는 참으로 3백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추모(追慕)하고 기쁜 마음이 가슴 속에 간절하게 교차된다. 나이는 성동(成童)에 이르지 못했으나 예(禮)로는 성인이 되었으니 이후부터는 더욱 강학(講學)에 부지런하고 본심(本心)을 잃지 아니하여, 우리 종팽(宗枋)032) 을 계승하고 선조의 업(業)을 계술(繼述)하라."
하였다. 신시(申時)에 왕세손이 명광전(明光殿)에서 가례(嘉禮)를 행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8책 99권 3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91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종친(宗親)
○丙寅/王世子世子嬪, 自昌德宮朝見。 上御景賢堂, 行王世孫嘉禮醮戒。 上, 東壁西向, 王世子北向俯伏, 王世孫坐北南向, 上親醮之。 又製下諭世孫文, 曰: "今爾先行三加之禮, 又行醮禮, 近四百年宗國, 其將有托。 而此誠三百年初有之事, 追慕嘉喜之心, 交切于中。 年未至乎成童, 禮則備於成人, 從此以後, 益勉講學, 莫墜本心, 承我宗祊, 繼述先業。" 申時, 王世孫, 嘉禮于明光殿。
- 【태백산사고본】 68책 99권 3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91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종친(宗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