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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 97권, 영조 37년 6월 23일 경인 5번째기사 1761년 청 건륭(乾隆) 26년

왕세자의 허물을 고칠 것을 청하는 대사간 유정원의 상서

대사간 유정원(柳正源)이 상서(上書)하였는데, 대략 이르기를,

"요즈음에 거행한 진현(進見)과 연대(筵對) 등의 절차는 바야흐로 그것을 행하지 못했을 때를 말한다면 참으로 그보다 더 큰 것이 없는 흠궐(欠闕)이 되었지만, 그것을 이미 거행한 데에 이르러 말한다면 역시 이것은 일상 생활에 있어서 늘 해야 할 일이니, 어떻게 이것을 믿고서 ‘이미 이 일을 잘하였으니 다른 것은 고쳐야 할 과실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하(邸下)께서 지난 겨울부터 신료(臣僚)들의 면계(勉戒)에 대하여 으레 깊이 유념하겠다는 것으로 말씀하셨지만 공정하게 그 뒤를 논하여 보면 일찍이 한 가지 일이라도 펴거나 시행하여 행동에 이른 것은 없었으니, 이는 ‘깊이 유념하겠다[體念]’는 두 글자가 단지 수응(酬應)하고 대답하는 좋은 제목(題目)일 따름임을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유시(諭示)한 바 가상(嘉尙)하게 여기고 마음과 뼈에 새겨 두겠다는 등의 말 또한 지난날에 하던 것과 같지 않아 기필하지 못하겠으며, 마침내는 즐겁게 하되 계속하지 못하는 데로 돌아가도록 할 뿐이니, 저하께서는 한갓 허물을 고친다는 이름만 있고 허물을 고치는 실상은 다하지 않으며, 한갓 이미 지난날의 일을 부끄럽게 여길 줄만 알고 바야흐로 닥쳐오는 일이 근심스러움을 염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계속해서 아첨하면서 뜻을 받들고 윗사람을 인도하면서 버릇없이 구는 자는 물리쳐서 멀리 배척해 버리고, 진기한 노리개나 기이한 의복으로 심지(心志)를 미혹되게 하고 어지럽히는 자는 엄중히 금지하고 통렬하게 끊어 버리도록 하소서."

하니, 왕세자가 답하기를,

"말이 매우 절실하고 지극하니, 깊이 유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7책 97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70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정론-간쟁(諫諍)

○大司諫柳正源上書略曰:

"近日擧行進見筵對等節, 方其未行而言之, 誠爲莫大之欠闕, 及其旣行而言之, 亦是日用間常事, 何可恃此, 而謂旣能是他無可改之過哉? 邸下自前冬, 臣僚之勉戒, 例以體念爲言, 而夷考於後, 未嘗有一事敷施而底行者, 是知體念二字, 只是酬答之好題目而已。 今玆所諭嘉尙, 銘諸心骨等語, 又未必不如前日之爲, 則終歸於悅而不繹而已。 邸下徒有改過之名, 未盡改過之實, 徒知旣往之可愧, 不念方來之可憂。 繼自今阿諛承順, 導上褺狎者, 屛逐而斥遠之, 玩好奇袤, 惑亂心志者, 嚴禁而痛絶之焉。"

王世子答曰: "言甚切至, 可不體念?"


  • 【태백산사고본】 67책 97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44책 70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정론-정론(政論) / 정론-간쟁(諫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