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인정에서 향을 친전하고, 돈화문에 부복한 평양인 홍조이에게 식물 등을 주도록 하다
임금이 함인정(涵仁亭)에 나아가서 친히 향(香)을 전하는 예식을 행하고, 인하여 진전(眞殿)에 나아갔다가 명정문(明政門)으로 나와서 승지에게 묻기를,
"돈화문(敦化門) 밖에서 부복(俯伏)한 부인(婦人)이 누구인가?"
하였다. 이때 평양(平壤) 권이형(權以亨)의 아내 홍조이(洪召史)가 연상(練祥) 때에 서울에 올라와서 궐문 밖에 부복한 것이다. 이보다 먼저 권이형이 인장(印章)을 위조한 죄로 옥(獄)에 구속된 지 10여 년인데, 홍조이가 그 남편을 위하여 궐문 밖에 와서 엎드린 지 한 달이 넘도록 아침부터 어두울 때까지 혹시 폐한 적이 없었다. 임금이 듣고 이상하게 여겨서 특명으로 정려(旌閭)하고 권이형에게 사형(死刑)을 감하여 정배(定配)하였는데, 그 여자가 이로부터 은혜에 감사하여 〈정성 황후(貞聖王后)의〉 인산(因山) 때에는 올라와서 자신이 흙을 져다 날랐고, 이제 또 효소전(孝昭殿) 연상 때에 맞추어 궐문 밖에 와서 엎드렸는데, 임금이 그 뜻을 가상히 여겨, 해조(該曹)로 하여금 식물(食物)과 의자(衣資)를 후하게 주도록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4책 91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683면
- 【분류】왕실(王室) / 사법(司法) / 출판(出版) / 윤리(倫理)
○辛亥/上御涵仁亭, 行觀傳香, 仍詣眞殿, 出明政門, 問承旨曰: "敦化門外俯伏婦人, 誰也?" 時, 平壤 權以亨妻洪召史趁練祥上京, 俯伏闕門外也。 先是以亨以印僞造罪, 繫獄十餘年, 洪召史爲其夫來伏闕外月餘, 自朝至昏, 未嘗或廢。 上聞而異之, 特命旌閭, 以亨減死定配, 其女自此感恩, 因山時上來, 躬自負土, 今又趁孝昭殿練祥, 來伏闕門外, 上嘉其志, 令該曹, 食物、衣資從厚題給。
- 【태백산사고본】 64책 91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68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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