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85권, 영조 31년 8월 5일 병오 1번째기사
1755년 청 건륭(乾隆) 20년
필선 이기경이 올린 마음을 다스리라는 상서
필선(弼善) 이기경(李基敬)이 상서하였는데, 대략 이르기를,
"신은 듣건대 마음을 다스리는 요점은 오로지 독서(讀書)와 궁리(窮理)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념(一念)으로 허다한 근기(根基)를 배양하는 데 있습니다. 《중용(中庸)》의 ‘근(謹)’·‘독(獨)’ 두 자는 대개 막 움직이는 마음이 발동하는 시기를 말하는 것으로, 이른바 ‘독’이란 일념이 싹트는 곳의 선악(善惡)의 기미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경(敬)을 하면 선으로 들어가고 게으르면 악으로 들어가는데 털끝만큼의 차이로 천리나 어긋나게 되므로 반드시 학문으로써 개발(開發)하고, 경(敬)으로써 수립(竪立)하기를 사씨(謝氏)의 성성법287) 처럼 한 연후에야 바야흐로 힘을 쓸 바탕이 있게 됩니다."
하니, 세자가 우악한 비답을 내리고 받아들였다.
- 【태백산사고본】 61책 85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591면
- 【분류】정론(政論)
- [註 287]사씨(謝氏)의 성성법 : 사씨(謝氏)는 사양좌(謝良佐)를 가리킴. 사양좌는 정이(程頣)의 문인(門人)으로서, 인(仁)은 생의(生意)로, 성(誠)은 실리(實理)로, 경(敬)은 성성(惺惺)으로, 궁리(窮理)는 구시(求是)로서 논하였는데, 여기에서 성성은 스스로 경계하여 깨닫는 수양법임.
○丙午/弼善李基敬上書, 略曰:
臣聞治心之要, 不專在於讀書、窮理, 其惟一念之敬, 培壅許多根基。 《中庸》謹獨二字, 蓋言纔動底境界, 而所謂獨者, 卽指一念萌處善與惡之幾也。 敬則入善, 怠則入惡, 差之毫釐, 謬以千里, 必學以開發, 敬以竪立, 如謝氏惺惺法然後, 方有用力地頭矣。"
世子優批開納。
- 【태백산사고본】 61책 85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591면
- 【분류】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