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납 남학종이 상서하여 심발의 찬축을 청했으나 왕세자가 불허하다
헌납 남학종(南鶴宗)이 상서하였는데, 대략 이르기를,
"이번에 찬집(纂輯)하라는 명은 실로 성상께서 윤강(倫綱)을 바로잡고, 난역을 막으려는 성대한 뜻에서 나온 것으로 참으로 훌륭하고 아름답습니다. 대저 역적을 다스리는 방도는 오직 그 소굴을 모조리 깨뜨리고 뿌리를 뽑는데 있는데, 저 이광좌(李光佐)·최석항(崔錫恒)·조태억(趙泰億) 세 괴수가 소굴이 되고 뿌리가 되어 실로 조태구(趙泰耉)·유봉휘(兪鳳輝)와 한 꿰미로 관통되어 원래 말할 만한 차등이 없는데 유독 어찌 요행히 해당되는 법을 도피하여 차등을 두어 기록해 싣겠습니까? 신은 이광좌·최석항·조태억을 빨리 대조께 품하여 한결같이 조태구·유봉휘의 예에 의해 마땅히 시행해야 할 율을 시행하고, 고루 찬집(纂輯)해 싣기를 결단코 그만둘 수 없다고 여깁니다. 어제 심발(沈墢)의 글에서도 감히 다른 의견을 내었음을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대저 세 괴수의 흉악한 마음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니, 어찌 차이가 있겠습니까? 그 글이 한번 나오자 여정(輿情)이 크게 놀라고 있습니다. 신은 심발에게 마땅히 멀리 찬축하는 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하니, 왕세자가 따르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61책 85권 4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586면
- 【분류】정론(政論) / 변란(變亂) / 사법(司法) / 출판-서책(書冊)
○癸丑/獻納南鶴宗上書, 略曰:
今此纂輯之命, 實出於聖上正倫綱杜亂逆之盛意, 猗歟休哉。 夫治逆之道, 惟在於盡破窩窟, 畢鋤根柢, 而惟彼光佐、錫恒、泰億三魁之爲窩窟根柢, 實與耉、輝一串貫來, 元無差等之可言, 獨何以倖逭當典, 差等載錄? 臣謂光佐、錫恒、泰億, 亟稟大朝, 一依耉、輝例, 施以當施之律, 而均載纂輯, 斷不可已也。 日昨沈墢之書, 乃敢別出意見, 容易區別。 夫三魁之凶肚相連, 豈有差殊? 書本一出, 輿情大駭。 臣謂沈 墢宜施遠竄之典也。
王世子不從。
- 【태백산사고본】 61책 85권 4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58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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