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 80권, 영조 29년 10월 15일 병신 2번째기사
1753년 청 건륭(乾隆) 18년
도승지 조명리에게 어제 동환서를 읽게 하고 팔음에 대해 하문하다
도승지(都承旨) 조명리(趙明履)에게 명하여 어제(御製) 동환서(銅丸序)를 읽어 아뢰게 하고, 이어서 하문하기를,
"팔음(八音)210) 의 이름을 경은 아는가?"
하매, 대답하기를,
"금(金)·석(石)·사(絲)·죽(竹)·포(匏)·토(土)·혁(革)·목(木)입니다."
하였다. 그 악기를 하나하나 헤아려 보라고 명하니, 조명리가 말하기를,
"금(金)은 종(鐘)이 되고, 석(石)은 경(磬)이 되고, 사(絲)는 금슬(琴瑟)이 되고, 죽(竹)은 생황(笙簧)이 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의 박식으로도 오히려 이것을 알지 못하는가? 죽(竹)은 바로 소(簫)이다."
하였다. 또 묻기를,
"포(匏)는 이것이 무슨 악기인가?"
하매, 대답하기를,
"잘 모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사관(史官) 가운데에 아는 자가 있는가?"
하였다. 검열(檢閱) 홍양한(洪良漢)이 대답하기를,
"신이 들은 바로는 포는 바로 생황입니다."
하니, 임금이 웃으며 말하기를,
"한림(翰林)이 아는구나. 일찍이 그 학문이 넓고 글을 잘한다고 들었는데, 과연 그렇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7책 80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499면
- 【분류】왕실(王室) / 인사(人事)
- [註 210]팔음(八音) : 아악(雅樂)에 쓰이는 여덟 가지의 악기. 곧 종(鐘) 등의 금(金), 경(磬) 등의 석(石), 금(琴) 등의 사(絲), 적(笛) 등의 죽(竹), 생(笙) 등의 포(匏), 부(缶) 등의 토(土), 고(鼓) 등의 혁(革), 축어(祝敔) 등의 목(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