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 현빈의 계찬례를 행하다
효순 현빈(孝純賢嬪)의 계찬례(啓欑禮)를 행하였다. 여집사(女執事)가 손을 씻고 동쪽 계단으로 올라와서 향안(香案) 앞으로 나아가 찬물(饌物)을 진설하고나서 향을 올리고 술을 따랐다. 수칙(守則)이 영좌(靈座)의 왼쪽으로 나아가 서쪽을 향하여 꿇어앉아 축문(祝文)을 읽고 물러갔다. 궁인(宮人) 이하가 슬프게 곡(哭)하고 나서 집사가 축문을 받들어 향로에다 태웠다. 영좌와 전(奠)을 당내(堂內)의 서남쪽으로 옮겨놓고 고계빈관(告啓殯官)이 천담복(淺淡服)을 입고 들어와 중문(中門) 밖으로 나아가 꿇어앉으니, 상전(尙傳)이 고계빈관 앞으로 나아가 남쪽을 향하여 꿇어앉았다. 고계빈관이 부복(俯伏)하고 꿇어앉아 상달(上達)하기를,
"의정부 좌참찬 권적(權𥛚)은 삼가 길신(吉辰)에 찬도(欑塗)를 엽니다."
하였다. 상전이 합문(閤門) 밖으로 나아가 여관(女官)에게 전고(傳告)하니, 여관이 찬실(欑室) 남쪽으로 나아가 북쪽을 향하여 꿇어앉았다. 상달(上達)이 끝나자 본래의 위차로 돌아왔다. 고계빈관이 나아가니 상전이 여러 내시(內侍)들을 인솔하고 올라가서 찬도를 거두고 나서는 상전이 수건을 받들고 가서 재실(梓室)을 닦아내고 관의(棺衣)를 덮은 다음 내려와 나아갔다. 내시가 찬물을 거두고 장막과 영좌를 설치하였다. 여관이 영침(靈寢)을 진설하는 것을 모두 처음처럼 하였으며, 여집사가 찬물을 받들어 영좌 앞에다 진설하니, 궁인들이 슬프게 곡하였다. 여집사가 향(香)·전(奠)·주(酒)를 올리는 것을 위의 의식(儀式)처럼 하고 물러갔다. 이뒤로부터 발인(發引) 때까지는 대곡(代哭)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5책 75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429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行孝純 賢嬪啓欑禮。 女執事盥手, 陞自東階詣香案前, 設饌上香酌酒。 守則進靈座之左西向跪, 讀祝文退。 宮人以下哭盡哀, 執事奉祝文, 焚於爐。 遷靈座及奠於堂內西南, 告啓殯官以淺淡服, 入就中門外跪, 尙傳詣告啓殯官前, 南向跪。 告啓殯官俯伏跪達曰: "議政府左參贊權𥛚, 謹以吉辰啓欑塗。" 尙傳詣閤外, 傳告女官, 女官就欑室之南北向跪。 達訖, 還本位。 告啓殯官出, 尙傳帥諸內侍, 陞撤欑塗訖, 尙傳捧巾拂拭梓室, 覆以棺衣, 降出。 內侍撤饌設幄及靈座。 女官設靈寢, 竝如初, 女執事奉饌, 設於靈座前, 宮人哭盡哀。 女執事上香、奠、酒如上儀, 退。 自後至發引代哭。
- 【태백산사고본】 55책 75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429면
- 【분류】왕실-경연(經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