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초(捲草)의 봉안에 관해 하교하다
임금이 내섬시(內贍寺)의 당상관과 낭청을 불러 보고, 하교하기를,
"본시(本寺)에서 권초(捲草)091) 를 어느 대(代)부터 시작하였는가?"
하자, 낭청 이명오(李明吾)가 말하기를,
"남자의 권초는 내자시(內資寺)에 봉안(奉安)하고, 여자의 권초는 내섬시에 봉안하였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기부(肌膚)를 친히 권초에서 받으니, 어찌 소중하지 않겠는가? 듣건대 미고(米庫)에다 간직해 두었다고 하는데, 해가 오래 되어 썩어서 벌레가 생길까 염려스럽다. 밤중에 생각하니 두려워짐을 깨닫지 못하겠다. 미고 가운데 한 칸에다 한 개의 시렁을 만들어 봉안하되, 이 뒤로 권초는 구례(舊例)대로 으레 내자시와 내섬시에 안치하도록 하라. 다만 3일 뒤에 태어난 방(房)에 보내되, 만약 곤전(坤殿)이나 빈궁(嬪宮)에 관계될 경우에는 관장하는 궁(宮)에 보내도록 하라."
하고, 또 제조(提調) 김상로(金尙魯)에게 하교하기를,
"원량(元良)의 권초는 경(卿)이 호조 판서와 함께 모여서 봉안에 관한 일을 상세히 서계(書啓)하도록 하라."
하였는데, 뒤에 호조 판서 김시형(金始炯)의 주달(奏達)로 인하여 권초함(捲草函)을 내자루(內資樓) 안에 깨끗이 청소한 다음 칠을 다시 하여 차례대로 봉안하되, 유둔(油芚)으로 집을 만들어 덮도록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8책 65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246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註 091]권초(捲草) : 비빈(妃嬪)의 산실(産室)에 깔았던 짚자리를 해산 후에 걷어 치우는 것.
○上召見內贍寺堂、郞, 敎曰: "本寺捲草, 自何代始?" 郞廳李明吾曰: "男捲草, 內資寺, 女捲草, 內贍寺奉安矣。" 上曰: "肌膚受於親捲草, 豈不重乎? 聞藏在米庫, 年久陳朽, 生蟲可慮。 中夜思之, 不覺稟然。 以庫中一間, 作爲一架而奉安, 今後捲草, 依舊例置於,內資、內贍。 第三日後, 送于所生房, 若係坤殿, 嬪宮, 則送于句管之宮。" 又敎提調金尙魯曰: "元良捲草, 卿與戶判會同奉安, 詳細書啓。" 後, 因戶判金始炯之奏, 捲草函於內資樓內, 淨掃改塗, 從次序奉安, 以油芚造家蓋覆。
- 【태백산사고본】 48책 65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246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