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문에 나아가 이광흡을 친국하다
임금이 인정문(仁政門)에 나아가 이광흡(李光翕)을 친국하였는데, 곧 무신년 역적 이배(李培)의 조카로서 형신에 승복하였다. 이유필(李有弼)은 형신을 하자 직초(直招)하였는데, 곧 무신년 역적의 괴수 이유익(李有翼)의 아우이었다. 이광흡은 결안(結案)하기를,
"신은 붓 만드는 것으로 업(業)을 삼았는데, 연전에 이색을 주막(酒幕)에서 만났습니다. 이색이 말하기를, ‘너는 나의 뜻을 따르라. 무리들을 모아 무신년과 같은 일을 하려고 한다.’고 하므로, 신이 이색에게 말하기를, ‘만일 기병(起兵)하게 되면, 나는 죄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니 마땅히 따라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색이 말하기를, ‘무리를 모아 곡산(谷山)에서 신계(新溪)로 나가면 사람이 없는 곳이 있으니 모이기를 약속할 만한 곳이다. 군기(軍器)는 얻을 수 있는 대로 가져 오고 혹 삼지창(三枝鎗)을 만들어 성중(城中)으로 유입(流入)해서 일을 일으킨다면 비록 성사를 못하고 죽더라도 역시 장쾌한 일이다.’라고 하였으며, 그 장수(將帥)는 이색이 스스로 하려 하였고, 영변(寧邊)의 이염(李濂)도 또한 할 만하다고 하였습니다."
하니, 역모에 동참한 것으로 능지 처참(凌遲處斬)하였다. 장령 김한운(金翰運)이 전계를 거듭 아뢰었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정언 엄우(嚴瑀)가 전계를 거듭 아뢰었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46책 62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199면
- 【분류】사법(司法)
○上御仁政門, 親鞫李光翕, 卽戊申賊培之姪也, 刑訊承服。 李有弼刑訊直招, 亦戊申賊魁有翼之弟也。 光翕結案曰:
臣以束筆爲業, 年前與穡相逢酒幕。 穡曰, ‘汝從吾意。 則欲聚黨而更爲戊申之事矣。’ 臣謂穡, ‘若起兵, 則吾非可免之人, 當從往矣。’ 穡以爲聚得徒衆, 自谷山出新溪, 則有無人處, 可以約會。 而軍器隨所得, 或鑄三枝鎗, 流入城中而起事, 雖或不成而死亦快’ 云矣, 其將帥則穡欲自爲之, 寧邊 李濂亦可爲之云。
以謀逆同參, 凌遲處斬。 掌令金翰運申前啓, 不允。 正言嚴瑀申前啓, 不允。
- 【태백산사고본】 46책 62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199면
- 【분류】사법(司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