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림하여 도목 정사를 행한 후 이종성이 청렴한 윤심형·심악 등의 기용을 청하다
임금이 경현당(景賢堂)에 나아가 친림(親臨)한 가운데 도목정(都目政)을 행하였다. 조관빈(趙觀彬)을 발탁하여 판의금(判義禁)으로, 심육(沈錥)을 좨주(祭酒)로, 이양원(李養源)을 자의(諮議)로, 이창의(李昌誼)를 검상(檢詳)으로, 김상복(金相福)을 정언으로, 한종제(韓宗濟)를 장령으로, 윤광소(尹光紹)를 사서(司書)로 삼았다. 정사(政事)를 마치고 나서 이조 판서 이종성(李宗城)이 나아가 말하기를,
"조금 전에 군자감 정(軍資監正)을 의망(擬望)하여 들인 것은 또한 염정(恬靜)함을 권장하는 뜻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윤심형(尹心衡)은 급제한 지 거의 30년 가깝게 되었는데 그 사이 네 번이나 도감(都監)에 차임되었습니다만 끝내 명을 받들지 않았으니, 그의 지조가 우뚝하여 아무도 따르기 어렵습니다. 심악(沈)도 그러하여 집이 너무 가난한 탓으로 그의 아내가 직접 물을 긷는가 하면 오래도록 죽을 먹으면서 구차스럽게 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하루 종일 단정히 앉아 서적을 연구하고 있으니, 그의 청렴하고 개결한 지조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경심을 일으키게 합니다. 염치를 면려하고 풍성(風聲)을 세우는 도리에 있어 마땅히 먼저 이런 사람들을 권장해서 기용해야 합니다."
하였으나, 임금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정사(政事)에서 서명순(徐命純)·이정섭(李廷燮)·정희하(鄭羲河)를 모두 군자감 정(軍資監正)에 의망했었는데 음정(蔭正)은 대체로 극선(極選)인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44책 59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129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辛卯/上御景賢堂, 親臨都目政。 擢趙觀彬爲判義禁, 沈錥爲祭酒, 李養源爲諮議, 李昌誼爲檢詳, 金相福爲正言, 韓宗濟爲掌令, 尹光紹爲司書。 政畢, 吏曹判書李宗城進曰: "俄者軍資正擬入, 亦出於奬恬靜之意。 而尹心衡釋褐, 殆近三十年, 四差都監, 終不膺命, 其志操卓然難及。 沈 亦然, 家甚貧窶, 其妻親自汲水, 長以粥飮, 苟度時日, 而終日端坐, 潛心書籍, 其廉介淸操, 令人起敬。 其在勵廉恥樹風聲之道, 宜先奬用此等之人也。" 上不納。 是政, 以徐命純、李廷爕、鄭羲河, 通擬軍資監正, 蔭正, 蓋極選也。
- 【태백산사고본】 44책 59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129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