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의 탄생을 기원하는 논의를 하다
약방(藥房)에서 의관(醫官)을 데리고 입시하였다. 도제조(都提調) 서명균(徐命均)이 말하기를,
"신 등이 밤낮으로 간절히 바라기는 오직 성사(聖嗣)의 탄생에 있으나, 아직까지 하교를 듣지 못하여 민망하고 울적함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후사(後嗣)를 구하는 도는 보통 사람도 오히려 소홀히 하지 않는데, 하물며 삼종혈맥(三宗血脈)의 존망이 이에 달려 있는 것이겠는가? 또한 어찌 용의(容意)할수 있겠는가?"
하였다. 서명균이 말하기를,
"앞서 광박(廣博)한 도(道)를 앙진(仰陳)하였는데, 그 혹시 마음에 남겨 두셨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내 나이가 매우 많지는 않으나 마음은 이미 늙었으니, 이 또한 마음에 상처를 받은 때문이다."
하였다. 서명균이 말하기를,
"실내(室內)가 화흡(和洽)하지 아니한 것은 건곤(乾坤)이 교태(交泰)하는 뜻이 아닙니다. 삼가 원하건대, 성의(聖意)를 더욱 더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의 말이 좋다."
하였다. 서명균이 말하기를,
"궁금(宮禁)을 엄하게 하는 도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근래 여항(閭巷)의 여인들이 혹 궁비(宮婢)와 교결(交結)하여 궁중에 출입하는 경우가 있다 들었습니다. 만약 통렬하게 금지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말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마땅히 엄히 신칙하여 그 길을 끊어야 합니다."
하니, 임금이 가납(嘉納)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7책 36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39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사법-치안(治安)
○甲寅/藥房率醫官入侍。 都提調徐命均曰: "臣等之日夜顒祝, 惟在於聖嗣之誕降, 而迄未聞下敎, 不勝悶鬱。" 上曰: "求嗣之道, 常人猶不泛忽, 況三宗血脈之存亡, 惟在此焉, 而亦何可容意耶?" 命均曰: "前以廣博之道仰陳矣, 其或留心耶?" 上曰: "予年不甚高, 而此心已老, 是亦方寸受傷之致。" 命均曰: "壼內若未和洽, 則非乾坤交泰之義。 伏願益加聖意。" 上曰: "卿言善矣。" 命均曰: "嚴宮禁之道, 不容少忽, 而近聞閭巷女人, 或有交結宮婢, 出入宮中者。 若不痛禁, 其弊難言, 宜嚴飭以絶其路。" 上嘉納。
- 【태백산사고본】 27책 36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39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사법-치안(治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