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서원에 제사하라고 명하다
주강(晝講)을 행하였다. 《예기(禮記)》를 강(講)하고, 도산 서원(陶山書院)에 제사하라고 명하였다. 한림(翰林) 김한철(金漢喆)이 말하기를,
"신이 사책(史冊)을 포쇄(曝曬)하라는 명을 받들고 영남(嶺南)에 갔었는데, 선정신(先正臣) 문순공(文純公) 이황(李滉)이 남긴 교화(敎化)가 지금까지도 남아 있었습니다. 아동(兒童)·주졸(走卒)들도 모두 노선생(老先生)이라고 칭하고, 척자편언(隻字片言)이라도 사람들이 모두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문성공(文成公) 이이(李珥)에게는 치제했는데, 유독 문순공에게는 미치지 않았으므로 영남 사람들이 자못 억울해 하고 있습니다."
하고, 시독관(侍讀官) 오원(吳瑗)이 말하기를,
"도산(陶山)은 곧 선정(先正)이 살았던 곳인데 명묘(明廟)께서 그림으로 그려 올리게까지 하셨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지난번에 《성학집요(聖學輯要)》를 강(講)하다가 감상(感想)이 일어나 문성공에 치제하게 되었다. 지금 듣건대, 문순공의 유화(遺化)가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았다 하니, 내가 실로 흠탄(欽歎)한다. 특별히 근신(近臣)을 보내어 도산 서원과 예안(禮安)의 고택(故宅)에 치제하게 하고 본도(本道)로 하여금 그림으로 그려 올리게 하라."
하였다. 김한철이 말하기를,
"안동과 예안의 인사(人士)들이 선정의 언행을 널리 수집하여 《퇴도언행록(退陶言行錄)》이라 이름했으니, 마땅히 한 번 예람(睿覽)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하자, 임금 역시 본도로 하여금 인행(印行)해 올리라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7책 36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390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풍속-예속(禮俗) / 인물(人物) / 출판-서책(書冊)
○丙申/行晝講, 講《禮記》。 命致祭于《陶山書院》。 翰林金漢喆曰: "臣奉曬史之命, 往嶺南, 先正臣文純公 李滉遺化, 至今猶存。 兒童、走卒皆稱老先生, 隻字片言, 人皆寶藏。 向者致祭於文成公 李珥, 而獨不及文純公, 嶺人頗抑鬱矣。" 侍讀官吳瑗曰: "陶山卽先正棲息之所, 明廟至令畫進。" 上曰: "頃講《聖學輯要》, 興感致祭於文成矣。 今聞文純遺化至今不泯, 予實欽歎。 特遣近臣, 致祭陶山書院及禮安故宅, 令本道畫進。" 漢喆曰: "安東、禮安人士, 裒集先正言行, 名曰: "《退陶言行錄》, 宜一經睿覽矣。" 上亦令本道印進。
- 【태백산사고본】 27책 36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390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풍속-예속(禮俗) / 인물(人物) / 출판-서책(書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