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치 공초
나만치(羅晩致)를 신문하니, 나만치가 공초하기를,
"3월 초승 날이 어두운 뒤 소년(少年)이 누런 말을 타고 6, 7인을 거느리고 신의 집에 왔으므로, 신이 나가서 만났더니, 자신을 양성(陽城)의 이만신(李晩臣)이라고 하기에 신이 ‘무슨 까닭으로 급하게 나를 만나 보려고 하는가?’ 하고 물었더니, 이만신이 ‘다른 손님이 있다.’고 하여 잠시 문밖에 나가 섰습니다. 이만신이 가만히 말하기를, ‘우리들이 반역을 도모하는 일이 있어 서로 의논하려고 하는데, 군인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8도(八道)에 이름이 알려진 인사(人士)를 모두 뽑아 기록하였는데, 그대도 또한 그 속에 들어 있다.’고 하기에, 신이 ‘군신(君臣)의 분의(分義)가 지중한데, 어찌 이처럼 부도(不道)한 말을 할 수가 있는가?’ 하였습니다. 신이 전주(全州)를 지날 때 신의 종이 말을 전하기를, ‘일전에 양반(兩班)이 수천 명을 거느리고 선학사(仙鶴寺)로 들어가 승도(僧徒)를 모두 쫓아버린 일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조카 나갑손(羅甲孫)은 곧 나숭곤(羅崇坤)이니 이인좌의 사위입니다. 괘서(掛書)한 사람은 곧 산음(山陰)에 사는 정탁(鄭倬)이며 정탁도 또한 선학사에 모였습니다. 송하(宋賀)가 요술(妖術)을 하는데, 부안(扶安)의 김만신(金萬信)이 신과 서로 말하는 자리에서 신의 말이 송하의 요술의 일에 미치니, 김만신이 ‘정탁의 요술이 송하보다도 낫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은진(恩津)으로 간 것은 신의 4촌형 권설(權卨)을 따라 내려간 것이며, 이번 괘서 때에는 권설의 왕성곡(王城谷)의 박성(朴姓)의 사람과 서로 연결되었으니, 박가는 곧 박필현의 심복(心腹)입니다."
하였다. 한 차례 형벌하였으나, 공사(供辭)는 전과 같았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17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40면
- 【분류】사법(司法) / 변란(變亂)
○問羅晩致, 晩致供: "三月初昏後, 少年騎黃馬, 率六七人來臣家, 臣出見, 則自稱陽城 李晩臣, 問何以急見我乎?’ 晩曰: ‘有他客。’ 暫出立門外。 密語曰: ‘吾輩有謀逆事, 相議, 軍人未易得, 故八道知名之士, 盡爲抄錄, 君亦在其中。’ 臣曰: ‘君臣之分至重, 何爲此不道之言耶?’ 臣歷全州也, 臣奴傳言: ‘日前有兩班率數千人, 入仙鶴寺, 盡逐僧徒。’ 云。 姪甲孫, 卽崇坤, 麟佐之壻也。 掛書人, 卽山陰居鄭倬, 倬亦會仙鶴寺。 宋賀爲妖術, 扶安 金萬信, 與臣相語, 臣語及賀妖術之事, 萬信以爲: ‘鄭倬妖術, 勝於賀。’ 云。 臣之往恩津, 蓋隨臣四寸兄權卨下去, 今番掛書時, 卨與王城谷 朴姓人綢繆, 朴, 卽弼顯心腹也。" 刑一次, 供如前。
- 【태백산사고본】 14책 17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40면
- 【분류】사법(司法) / 변란(變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