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만 공술
양성(陽城) 사람 출신(出身) 김중만(金重萬)이 적 가운데서 달려와 훈국(訓局)의 진(陳) 앞에 가서 변란을 보고하니, 임금이 잡아들여 물으라 명하였다. 김중만이 공술하기를,
"양성 구만리(九萬里)의 양반 권서룡(權瑞龍)과 권서린(權瑞鱗), 가천역(加川驛) 양반 최경우(崔擎宇)·정세윤(鄭世允), 용인 도촌 김종윤(金宗允), 안성(安城)의 출신 정계윤(鄭季胤)·윤희경(尹熙慶), 과천 호현(狐峴)의 신광원(愼光遠)이 역모를 하였는데, 최경우의 집에서 1백여 명이 모였고, 권서린의 집에서 1백 50여 명, 평양(平壤) 박파총촌(朴把摠村)에서 50여 명이 모이고, 괴산 유상택(柳尙澤) 집에서 50여 명이 모여 모두 3백여 명입니다. 이달 초이렛날 구만리에 모여 12일 밤에 어둠을 타고 군사를 합쳐 청주(淸州) 병영(兵營)을 습격하고자 하였으나, 영남(嶺南)의 대군(大軍)이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였습니다. 모인 자들은 모두 각처의 명화적(明火賊)으로, 지금은 바야흐로 가천(加川)과 구만리 두 곳에 나누어 둔치고 있어 사방의 이웃 고을 백성들이 소동해 촌락이 모조리 비었습니다. 13일에 신이 적의 숲에서 탈출해 와서 그후의 일은 알지 못하나, 만약 영남의 군사가 이르게 되면 곧바로 경성을 범하려고 합니다. 이 적들이 삼남(三南)과 교통(交通)하고 있는데, 영남은 청주 송면(松面)에 사는 사인(士人) 이인좌(李麟佐) 4형제가 주관하여 명령이 상주(尙州)와 통하며, 호남은 안성의 상인(喪人) 원만주(元萬周)가 주관하여 나주(羅州)의 나씨(羅氏) 성을 가진 양반과 교통하고 있습니다. 지금 적들이 부족한 것은 무기로서 10명 가운데 칼을 든 자는 겨우 1인뿐이고, 모두 능장(稜杖)148) 을 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한 영읍(營邑)을 먼저 얻어 그곳 군기를 취하고자 합니다. 적진 가운데서 추대되어 장령(將領)이 된 자는 이인좌인데, 풍문에 여력(膂力)과 계려(計慮)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인좌는 영남의 군사가 이르지 않았다 하여 약속을 어기고 오지 않아서 적군에는 이제 두령(頭領)이 없습니다. 그래서 백의(白衣)로 변복하고 행인 모양을 하고 경중(京中)으로 흘러 들어오려 합니다. 신광원(愼光遠)이 내응(內應)을 주관하고, 경중(京中)의 내응은 적당(賊黨) 중의 자호(字號)가 원례(元禮)인 자인데, 신은 그의 이름은 모릅니다. 양서의 목주경(睦周敬)이 말하기를, ‘그 일가로서 청파(靑坡)에 사는 자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 이름을 기억하는 자는 단지 목수경(睦壽敬)뿐입니다. 적당(賊黨) 가운데 이호(李昈)는 얼굴빛이 조금 누르고 위는 넓고 아래는 좁으며 수염의 길이는 한 치 남짓하며 수염이 드물어 숫자가 적고 키는 보통 사람 정도입니다."
하였다. 이보다 앞서 비록 안호(安鎬) 등의 고변이 있었으나, 적정의 요령을 얻은 것은 실로 김중만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에 도사를 나누어 보내 모든 적을 나포(拿捕)하라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16권 9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18면
- 【분류】사법(司法) / 변란(變亂)
- [註 148]능장(稜杖) : 모가 난 몽둥이.
○陽城人出身金重萬, 自賊中馳詣訓局陣前, 上變, 上命拿入問之。 重萬供: "陽城 九萬里兩班權瑞龍ㆍ瑞麟、加川驛兩班崔擎宇ㆍ鄭世允、龍仁 道村 金宗允、安城出身鄭季胤ㆍ尹熙慶、果川 狐峴 愼光遠謀逆, 而擎宇家, 會百餘人, 瑞麟家, 會百五十餘人, 平壤 朴把摠村, 會五十餘人, 槐山 柳尙澤家, 會五十餘人, 合爲三百餘人。 今初七日, 會九萬里, 十二日乘夜合軍, 欲擊淸州兵營, 而嶺南大軍不至, 故未果。 所聚者皆各處明火賊, 今方分屯加川、九萬里兩處, 四隣官百姓騷動, 村閭盡空。 十三日, 臣脫賊藪而來, 不能知其後事, 而嶺南軍若至, 欲直犯京城。 此賊交通三南, 嶺南則淸州 松面居士人李麟佐四兄弟主張, 命令通於尙州, 湖南則安城喪人元萬周主張, 交通羅州 羅姓兩班, 而卽今賊所乏者, 器械十人中持劍者, 僅一人, 皆持稜杖, 故必欲先得一營邑, 取其軍器。 賊中所推爲將領者, 麟佐, 風聞有膂力、計慮。 麟佐以嶺南軍不至, 違約不來, 賊軍方無頭領。 欲變服白衣, 依行人樣流入京中。 愼光遠爲內應主張, 而京中內應, 則賊黨字號元禮, 而臣不知其名。 陽城 睦周敬言: ‘渠一家居在靑坡者入之。’ 而記其名者, 只睦壽敬。 賊黨中李昈, 面微黃, 上廣下狹, 髯長寸許, 鬚踈而少, 身可中人。" 云。 先是, 雖有安鎬等所告, 其得賊情要領, 實自重萬始。 命分遣都事, 拿捕諸賊。
- 【태백산사고본】 13책 16권 9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18면
- 【분류】사법(司法) / 변란(變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