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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 13권, 영조 3년 9월 29일 임오 2번째기사 1727년 청 옹정(雍正) 5년

왕세자가 별궁에 나가 친영례를 행하다

이날 왕세자가 별궁(別宮)에 나아가 친영례(親迎禮)를 행하였다. 친영(親迎)하기 하루 전날에 전설사(典設司)에서 별궁 대문 밖에다 왕세자의 위차(位次)를 설치하는데, 왕세자가 명을 받고 나서 연(輦)을 타고 별궁으로 나아가니, 찬자(贊者)가 전안(奠鴈)743) 하는 위차를 당중(堂中)에 북향(北向)하도록 설치하였다. 왕세자가 문 동쪽에 서니, 빈자(儐者)가 나아와서 아뢰기를, ‘감히 행사(行事)하기를 청합니다.’ 하고, 필선(弼善)은 꿇어앉아 왕세자에게 아뢰기를, ‘이것은 초혼(初婚)이니 교지(敎旨)를 받들고 명을 받으소서.’ 하였다. 주인(主人)이 문 밖에 나아가 맞이하는데 동쪽을 향하여 재배(再拜)하니, 왕세자가 재배로 답하였다. 주인이 읍양(揖讓)하면서 먼저 문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가니, 장축자(掌畜者)가 기러기를 필선(弼善)에게 주고 필선은 꿇어앉아 왕세자에게 받들어 주었다. 왕세자가 기러기를 들고 문으로 들어가는데 오른쪽으로 들어갔다. 주인은 서계(西階)로부터 올라가고 왕세자는 동계(東階)로 올라갔다. 부모(傅姆)744) 가 빈(嬪)을 인도하여 방(房)에서 나와 모(姆)의 동북쪽에 서서 남향(南向)하니, 왕세자는 위차에 나아가 북향하여 꿇어앉아 전안(奠鴈)하였다. 엎드렸다 일어나 재배(再拜)를 마치고 나서 내려와 나가니, 사복시 첨정(司僕寺僉正)이 내문(內門) 밖에서 연(輦)을 탔다. 왕세자가 대문 밖으로 나아가 연을 타고 환궁(還宮)한 뒤에 통명전(通明殿)에서 동뢰례(同牢禮)를 행하였다. 이날 내시(內侍)가 빈(嬪)의 위차를 동궁(東宮)의 중문(中門) 안에 서남쪽을 향하게 하여 설치하는데 저녁이 되려 할 적에 수규(守閨)가 동뢰례를 할 욕석(褥席)을 실내(室內)에 진설하였다. 왕세자의 욕석은 동쪽에 있어 서쪽을 향하게 하고, 빈의 욕석은 서쪽에 있어 동쪽을 향하게 하였다. 그리고 좌석의 남쪽에다 각각 배석(拜席)을 설치하였다. 땅거미질 무렵 장식(掌食)745) 이 실내(室內)에 주탁(酒卓)을 설치하고 그 위에 두 개의 잔근(盞巹)을 가져다 놓았다. 왕세자가 연(輦)에서 내려 들어가 합문(閤門) 밖 동쪽에서 기다리니, 빈(嬪)은 연에서 내려 위차로 들어가 수식(首飾)을 매만짐을 끝내자, 수규(守閨)가 빈을 인도하여 합문(閤門) 밖 서쪽으로 나아갔다. 왕세자가 빈(嬪)에게 읍하고 합문으로 들어가니, 수규(守閨)가 빈을 인도하여 따라서 들어갔다. 왕세자가 빈에게 읍하고 실내(室內)로 들어가 좌석으로 나아가 서쪽을 향하여 서니, 빈도 좌석으로 나아가 동쪽을 향하여 섰다. 빈이 재배(再拜)하니, 왕세자도 재배하여 답하였다. 빈에게 읍하고 좌석으로 나아가니, 장찬(掌饌)746) 이 찬탁(饌卓)을 들고 들어와서 왕세자와 빈의 좌석 앞에다 설치하고서, 장찬(掌饌) 2인이 잔(盞)을 가져다가 술을 따랐다. 한 사람은 꿇어앉아 왕세자에게 진헌하고 한 사람은 꿇어앉아 빈하게 진헌하였다. 왕세자와 빈이 함께 잔을 받아 제주(祭酒)하고 마시기를 끝내니, 2인이 그 잔을 다시 받아 찬탁에다 가져다 놓았다. 장찬(掌饌)이 함께 탕(湯)을 내어와 먹은 다음 끝내었다. 재윤(再酳)과 삼윤(三酳)도 모두 처음 하던 의주(儀註)와 같았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13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1책 669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註 743]
    전안(奠鴈) : 혼인 날 신랑이 신부 집에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상 위에 올려놓고 절하는 예(禮). 산 기러기를 쓰기도 하나, 흔히 나무를 새겨 만든 것을 씀.
  • [註 744]
    부모(傅姆) : 유모.
  • [註 745]
    장식(掌食) : 세자궁(世子宮)에 속한 궁인직(弓人職). 종9품 내명부(內命婦)로서 음식에 관한 일을 맡아봄.
  • [註 746]
    장찬(掌饌) : 세자궁(世子宮)에 속한 내명부(內命婦) 중 궁인직(宮人職)의 하나인 종7품 벼슬.

○是日, 王世子詣別宮, 行親迎禮。 親迎:

前一日, 典設司設王世子位於別宮大門外。 王世子旣受命, 乘輦詣別宮。 贊者設奠雁位於堂中北向。 王世子立於門東, 儐者進曰: "敢請事。" 弼善跪白, 王世子曰: "以玆初昏, 奉敎承命。" 主人出迎於門外, 東向再拜, 王世子答再拜。 主人揖讓, 先入門而左。 掌畜者以雁授弼善。 弼善跪捧授王世子。 旣執雁入門而右。 主人陞自西階, 王世子陞自東階。 傅姆導嬪出房, 立於姆之東北南向。 王世子就位, 北向跪, 奠雁, 俯伏興再拜訖, 降出。 司僕寺僉正進輦於內門外, 傅姆導嬪, 守閨前引。 出內門至輦後, 王世子擧簾以俟。 姆辭曰: "未敎, 不足與爲禮。" 嬪乘輦。 王世子出大門外, 乘輦還宮。 行同牢禮於通明殿。 是日, 內侍設嬪次於東宮中門內西南向。 將夕, 守閨設同牢褥席於室內。 王世子席在東西向, 嬪席在西東向。 各設拜席於座之南。 初昏, 掌食設酒卓於室內, 置兩盞巹於其上。 王世子降輦, 入俟於閤外之東。 嬪降輦, 入次整飾訖, 守閨引嬪, 詣閣外之西。 王世子揖嬪入閤, 守閨引嬪從入。 王世子揖嬪入室, 卽席西向立, 嬪卽席東向立。 嬪再拜, 王世子答再拜, 揖嬪就座。 掌饌擧饌卓, 入設於王世子及嬪座前。 掌饌二人, 取盞酌酒, 一人跪進于王世子, 一人跪進于嬪。 王世子及嬪, 俱受盞, 祭酒飮訖。 二人進受盞, 復于卓。 掌饌俱進湯, 食訖, 再酳三酳, 皆如初儀。


  • 【태백산사고본】 12책 13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1책 669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