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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종실록8권, 경종 2년 5월 12일 병신 1번째기사 1722년 청 강희(康熙) 61년

이정식의 공초

역적 이정식(李正植)이 복주(伏誅)되었다. 처음에 조흡(趙洽)의 초사(招辭)로 문목(問目)을 내었더니 숨기고 곧바로 공초(供招)하지 않았는데, 조흡과 면질(面質)시키자 말이 막혔다. 1차의 형문(刑問) 제20도(度)에야 곧바로 공초하였는데, 그 결안(結案)에 이르기를,

"저는 서덕수(徐德修)와 7촌의 친척이 되고 김창도(金昌道)와는 사돈 간이 되며 장세상과는 평소에 절친하게 지냈으므로, 무릇 관계된 정절(情節)을 두루 통하여 알지 못함이 없습니다. 제가 지난해 11월 무렵에 김창도와 함께 장세상의 집에 갔더니 장세상이 말하기를, ‘이소훈(李昭訓)이 독약(毒藥)을 마시고 바야흐로 목숨이 끊어지려고 하는데, 이 여자가 죽는다면 어찌 좋지 않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뒤 이소훈의 상(喪)이 나자 장세상이 저와 김창도에게 말하기를, ‘이 약을 더 얻는다면 또 쓸 곳이 있는데, 반드시 1천 냥의 은자(銀子)가 있은 뒤에야 바야흐로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백 냥이 부족한데, 이수량은 모름지기 조흡에게서 얻어 오기로 되어 있다.’ 하므로 제가 과연 조흡을 찾아가서 만나 보고 1백 냥을 얻어 장세상에게 전해 주었고, 김창도는 추후에 1백 냥을 찾아다 서덕수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김창도가 저에게 이른바 약을 쓸 곳을 말했는데, 곧 상궁(上躬)을 가리켰습니다. 대저 역당(逆黨)의 무리들이 항상 성상(聖上)께 병환이 있다고 하였는데, 병환이 곧 헛말로 전해졌던 것임을 듣자 죄다 죽을까 겁을 내어 이런 독약을 쓰는 흉계(凶計)를 꾸몄던 것입니다. 당초에 조흡의 아비 조이중(趙爾重)이 평안 병사(平安兵使)가 되었을 때 장세상·김용택(金龍澤)·이천기(李天紀) 등과 서로 체결하여 음계(陰計)를 행하기로 도모하고, 둔답(屯畓)을 산다고 핑계대어 은자(銀子) 8천 냥을 영중(營中)에서 수합(收合)하여 흉당(凶黨)에게 올려 보냈으며, 크고 작은 흉계를 배포(排布)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장세상이 일찍이 저에게 말하기를, ‘지금 청정(聽政)하는 일에 차질이 생겼는데, 안에서 비망기(備忘記) 한 장을 도모해 얻으면 마땅히 전의 판부(判付)대로 거행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미 길이 끊어졌으니, 어찌할 것인가? 어찌할 것인가?’라고 하였습니다. 궁성(宮城)을 호위(扈衞)하는 일은 장동(壯洞)의 영상(領相) 집에서 나왔는데, 영상이 이삼(李森)의 용력(勇力)을 꺼려하여 충청 병사(忠淸兵使)로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유취장(柳就章)이 호위할 즈음에 임사(任使)하기에 편하므로, 대신(大臣)이 훈장(訓將) 이홍술(李弘述)에게 분부(分付)하여 중군(中軍)으로 삼았던 것인데, 이홍술김창집과 뜻이 같고 마음이 맞는 까닭에 이런 거조(擧措)를 한 것이었습니다. 대개 이 옥사(獄事)의 실정은 장세상이 괴수(魁首)가 되고 정우관(鄭宇寬)이 심복(心腹)이 되어 궁인(宮人)과 체결해서 음흉한 정절을 같이 모의하지 않음이 없었는데, 저는 기괄(機括)285) 이 되었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8권 9장 B면【국편영인본】 41책 224면
  • 【분류】
    사법-치안(治安)

  • [註 285]
    기괄(機括) : 쇠뇌의 시위를 거는 곳[弩牙]과 화살의 시위를 메우는 부분[箭括]을 말하는데, 곧 사물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맡았다는 말임.

○丙申/逆正植伏誅。 初以趙洽招發問目, 則諱不直招, 及與面質語屈。 刑問一次, 第二十度直招。 其結案曰: "身與徐德修, 爲七寸親, 金昌道爲査頓。 張世相則素所親切, 凡干情節, 無不通融。 身於上年十一月間, 與金昌道, 偕來世相家, 世相曰: ‘李昭訓飮毒藥, 方欲命絶。 此女死則豈不好乎?’ 其後昭訓喪出, 世相謂身及昌道曰: ‘此藥加得, 則又有用處, 必有一千兩銀子, 然後方可用之, 而二百兩不足, 此數須得於趙洽所以來。’ 身果爲往見趙洽, 得一百兩, 傳給世相, 昌道則追後覓一百兩, 給於徐德修昌道言於身, 所謂用藥處, 卽指上躬也。 大抵逆黨輩, 常以聖上謂有病患, 而及聞病患, 乃是虛傳, 怯於盡死, 爲此行藥凶計。 當初之父爾重, 爲平安兵使時, 與世相龍澤天紀等, 交相締結, 圖行陰計, 托買屯畓, 銀子八千兩, 自營中收合, 上送于凶黨, 大小凶計, 無不排布。 世相嘗謂身曰: ‘今則聽政事差失, 自內圖得備忘一張, 則當依前判付擧行, 而今已路絶, 奈何奈何?’ 宮城扈衛事, 出自壯洞領相家, 領相忌李森勇力, 出爲忠淸兵使, 而柳就章則扈衛之際, 便於任使, 故大臣分付於訓將李弘述, 以爲中軍, 弘述則與昌集, 志同意合, 故爲此擧措。 槪此獄情, 則世相爲魁首, 宇寬爲腹心, 締結宮人, 陰凶情節, 無不同議, 而身爲機括云云。"


  • 【태백산사고본】 4책 8권 9장 B면【국편영인본】 41책 224면
  • 【분류】
    사법-치안(治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