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실록보궐정오 38권, 숙종 29년 12월 13일 갑신 1번째기사
1703년 청 강희(康熙) 42년
전 우의정 김구의 졸기
전 우의정 김구(金構)가 졸(卒)하였다. 김구는 명민(明敏)하고도 정력(精力)이 있으며, 사령(辭令)에 유능하여 임금이 매우 융성하게 대접하였다. 그러나 진정한 재능이 없었으며, 까다롭고 잗달아서 대체(大體)를 알지 못하였고, 가는 곳에 좋은 명성(名聲)이 없었다. 또한 임금의 뜻에 아첨하고 순종하기를 좋아하여 일찍이 임금을 보좌하여 선(善)을 전하고 악(惡)을 못하게 한 일이 없었으며, 심도(沁都)024) 에 있을 때 밀지(密旨)를 받고 사적(私的)으로 영전(影殿)을 세웠다가 결국 이광좌(李光佐)의 탄핵을 받았다. 그리고 사마(司馬)025) 로 있을 때 용대기(龍大旗)026) 를 새것으로 바꾸자고 청하니, 세상에서 아첨하는 사람으로 지목하였다. 그리하여 조정위(趙正緯)·오명준(吳命峻) 등이 서로 잇달아 탄핵하였는데, 조정위의 탄핵이 더욱 참혹하였다. 임금이 탄핵한 자를 괘씸히 여겨 김구를 정승으로 임명해 더욱 총애하는데, 얼마 안되어 친상(親喪)을 당하여 직위를 버렸고 이 때에 와서 졸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5책 38권 1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64면
- 【분류】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