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의 사목을 만들어 거행케 하다
약방(藥房)에서 들어와 진찰하였다. 임금이 두부(頭部)에 있는 풍부(風府)와 천주(天柱) 좌우혈(左右穴)에 침을 맞았다. 제조(提調) 김창집(金昌集)이 말하기를,
"전정(田政)이 문란하여 부역(賦役)이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연전(年前)에 이미 양전(量田)하라는 명이 있었습니다만 마침 연사(年事)가 흉년이 들었기 때문에 즉시 거행하지 못하였습니다. 금년에는 연사가 조금 잘 되었으니 바로 역사(役事)를 시작하기에 합당합니다. 그러나 균전사(均田使)를 보낸다면 도리어 소란이 일어날 우려가 있으니 다만 도신(道臣)으로 하여금 수령(守令)을 검칙(檢飭)하여 편의에 따라하게 한다면 행할 수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고, 제조(提調) 민진후(閔鎭厚)도 다시 양전(量田)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인정(仁政)은 반드시 경계(經界)를 분명히 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하였으니, 정사 가운데 큰 것으로는 양전(量田)보다 더한 것이 없다. 어떻게 폐지하고 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신이 진달한 것이 사의(事宜)에 맞는 말이다. 균전사(均田使)는 차출하지 말라. 호판(戶判)이 【호판은 권상유(權尙游)인데, 바야흐로 시재(試才) 때문에 북도(北道)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올라오면 사목(事目)을 마련하여 즉시 거행(擧行)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8책 60권 40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67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양전(量田)
○藥房入診。 上頭部風府及天柱左右冗受鍼訖, 都提調金昌集言: "田政紊亂, 賦役不均, 年前旣有量田之命, 而適因年事告歉, 未卽擧行矣。 今年則年事稍稔, 正宜始役。 若出均田使, 則反有騷擾之慮, 只令道臣, 檢飭守令, 隨便爲之, 似無不可行之理。" 提調閔鎭厚亦言其不可不改量, 上曰: "孟子曰: ‘仁政, 必自經界始。’ 政之大者, 莫過於量田。 何可廢而不行乎? 大臣所達得宜。 均田使勿爲差出。 待戶判上來, 【戶判權尙游, 方以試才, 在北道未還。】 磨鍊事目, 卽爲擧行。"
- 【태백산사고본】 68책 60권 40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67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농업-양전(量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