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헌부에서 백두산 정계의 일에 태만한 접반사 박권 등을 파직할 것을 청하다
사헌부(司憲府)에서 【장령 구만리(具萬理)이다.】 앞서의 계사를 거듭 아뢰고 또 새로 아뢰기를,
"저 사람들의 백두산 행차에 사명(使命)을 맡은 신하가 진실로 마땅히 함께 가야 하는데도, 접반사(接伴使) 박권(朴權)과 함경 감사(咸鏡監司) 이선부(李善溥)는 대신 편비(偏裨)를 보내고 모두 물러나 앉아 몸이 쇠약하고 늙었다는 핑계를 대었습니다. 백두산의 길이 비록 험난하다고 하지만 차원(差員) 이하가 모두 통행(通行)했으니, 접반사와 함경 감사만 유독 가지 못한단 말입니까? 경계(境界)를 정하는 막중한 일에 다만 1장(張)의 수본(手本)으로 상문(上聞)하였을 뿐, 물의 근원을 다투어 논할 즈음에는 이미 목격(目擊)하지도 않고 단지 ‘예예’하고 답하기만 하였으니, 사명을 맡긴 뜻이 어찌 제 마음대로 하게 하는 것이었습니까. 청컨대 박권과 이선부를 모두 파직하소서."
하고, 또 논하기를,
"북병사(北兵使) 장한상(張漢相)은 비국(備局)에서 강의 근원을 끝까지 찾아서 지형(地形)을 자세히 살피게 하였는데도, 이미 직접 살피지 않고 다만 장교(將校)의 거짓 보고에 빙거(憑據)하여 흐리멍덩하게 치계(馳啓)하였으니, 높은 체하여 편안함을 도모하는 버릇이 이미 지극히 해괴합니다. 심지어는 장교배(將校輩)가 그릇 전한 말로 적당히 꾸며 상문(上聞)하였으니, 부지런하지 않고 직책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 이보다도 심할 수 없습니다. 청컨대 나문(拿問)하여 정죄(定罪)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9책 51권 32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442면
- 【분류】외교-야(野) / 사법-탄핵(彈劾) / 과학-지학(地學)
○憲府 【掌令具萬理。】 申前啓, 又新啓: "彼人白山之行, 任使之臣, 固當偕往, 而接伴使朴權、咸鏡監司李善溥, 替送偏裨, 竝皆退坐, 乃(及)諉以衰老。 白山路逕, 雖曰險艱, 差員以下, 竝皆通行, 則伴使、道臣, 獨不可往耶? 莫重疆事, 只以一張手本上聞, 而水源爭論之際, 旣不目擊, 徒以唯唯爲答, 任使之意, 豈亶使然哉? 請朴權、李善溥, 竝罷職。" 又論: "北兵使張漢相, 備局使之窮尋江源, 詳察地形, 而旣不躬自往審, 只憑將校瞞告, 而矇然馳啓, 偃蹇圖便之習, 已極駭然, 而至以將校輩謬傳之說, 粧撰上聞, 不謹不職, 莫此爲甚, 請拿問定罪。" 答曰: "不允。"
- 【태백산사고본】 59책 51권 32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442면
- 【분류】외교-야(野) / 사법-탄핵(彈劾) / 과학-지학(地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