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간 박휘등이 과장을 변통하고 시소를 어지럽히는 이들을 과죄할 것을 청하다
사간(司諫) 박휘등(朴彙登)이 상소(上疏)하기를,
"감시(監試)317) 의 장옥(場屋)을 설치할 때 예조(禮曹)에서 매번 협애(狹隘)한 것을 걱정하는데, 더욱이 지금 춘당 대시(春塘臺試)318) 를 관광(觀光)하기 위해 상경(上京)한 자들이 매우 많으니, 해조(該曹)로 하여금 혹 담장을 개척(開拓)하거나 혹은 연지(蓮池)에 판자를 깔아서 용접(容接)할 땅을 만들게 하소서. 그리고 이소(二所)에서 녹명(錄名)하는 것이 매번 일소(一所)보다 많은데, 주장관(主掌官)이 비록 임시(臨時)하여 떼어 옮겨 배치해도, 입장(入場)하는 날에 향리(鄕里)에서 겨우 왔다고 일컬으면서 문(門)에 들어가서 녹명(錄名)하기를 원하면 사세(事勢)가 급박(急迫)하여 물리치지 못하고, 이소(二所)에서 시권(試券)을 거두는 일이 항상 많으니, 매우 고르지 못합니다. 청컨대 이제부터 무릇 거자(擧子)가 입문(入門)하여 녹명(錄名)하는 것을 엄중히 금단(禁斷)하게 하소서. 대과(大科)·소과(小科)의 시관(試官)은 반드시 학문(學文)과 명망(名望)이 모두 흡족한 사람을 가려서 주의(注擬)해야 하는데, 저번에 춘당대(春塘臺)에서 시사(試士)할 때 당하 시관(堂下試官)을 간선(簡選)하지 않은 자가 많아, 외잡(猥雜)함을 면하지 못해서 물의(物議)가 시끄러웠으니, 마땅히 경책(警責)을 더하여 뒷날을 경계하소서. 근래에 사습(士習)이 아름답지 못하여 장옥(場屋)에서 뒤섞여 어지러운 폐단(弊端)에 이르렀는데, 외방(外方)이 더욱 심해서 혹 시제(試題)를 고칠 것을 청하거나, 혹 배척하여 공격함을 빙자하여 짐짓 사고(事故)를 일으켜 시관(試官)을 헐뜯어 욕하고, 마침내 장옥(場屋)을 어지럽혀 장옥을 파(罷)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무릇 시정(試庭)에서 소란을 일으켜 마침내 장옥을 파하는 데 이른 경우, 마땅히 수창(首倡)한 자를 적발하여 법에 의거하여 과죄(科罪)하고, 인하여 연한(年限)을 작정(酌定)해서 온 도(道)에 정거(停擧)의 벌을 시행하는 것을 사목(事目)으로 만들어 제도(諸道)에 반시(頒示)하소서."
하였는데, 임금이 답하기를,
"소사(疏辭)는 해조(該曹)로 하여금 품처(稟處)하게 하겠다. 시관(試官)은 이제부터 신칙해서 각별히 가려서 주의(注擬)하게 하겠으며, 상소 말미의 일에 있어서 수창(首倡)한 자는 진실로 죄줄 만하나, 온 도(道)를 정거(停擧)하는 일은 결코 옳지 못함을 알겠다."
하였다. 이후 예조(禮曹)에서 복주(覆奏)하기를,
"시소(試所)를 변통(變通)하는 일은 들어가는 판자(板子)·대연(大椽)·공석(空石) 등의 물건이 많아서 형세가 시행하기 어렵습니다."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56책 49권 9장 B면【국편영인본】 40책 36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인사-선발(選拔) / 사법-탄핵(彈劾)
○司諫朴彙登上疏曰:
監試設場時, 禮曹每患狹隘。 況今外方擧子, 以春臺觀光, 上京者甚多, 宜令該曹, 或開拓墻垣, 或鋪板蓮池, 以爲容接之地。 二所錄名, 每多於一所, 主掌官雖臨時割移, 入場之日, 稱以自鄕纔來, 願爲入門錄名, 則事勢急迫, 不能揮却, 以致二所收券常多, 殊涉不均。 請自今凡擧子入門錄名者, 痛加禁斷。 大、小科試官, 必擇文望俱洽者以擬之, 而頃日春臺試士時, 堂下試官, 多不選簡, 未免猥雜, 物議譁然。 宜加警責, 以戒方來。 近來士習不美, 至於場屋雜亂之弊, 外方尤甚, 或請改題, 或藉擯攻, 故爲生梗, 詬辱試官, 終至亂場罷場之境。 自今以後, 凡有作挐試庭, 終至罷場者, 宜摘發首倡, 依法科罪, 仍施合道停擧之罰, 酌定年限, 作爲事目, 頒示諸路。
上答曰: "疏辭令該曹稟處。 試官自今申飭, 各別擇擬, 而疏末事, 首倡固可罪, 而合道停擧, 決知其不可也。" 是後, 禮曹覆奏言: "試所變通事, 所入板子、大椽、空石等物, 甚多, 勢難施行。" 上從之。
- 【태백산사고본】 56책 49권 9장 B면【국편영인본】 40책 36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인사-선발(選拔)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