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마 도주 의진이 죽고 아들 의방이 작위를 이으니 역관을 보내 위문하다
일본(日本) 대마 도주(對馬島主) 의진(義眞)이 죽고 그 아들 의방(義方)이 작위(爵位)를 이어받았다. 조정에 역관(譯官) 두 사람을 보내어 위문하게 하였는데, 갑신년105) 11월에 들어갔다가 이때에 이르러 비로소 돌아와 말하기를,
"계미년106) 11월 21일 축시(丑時)에 일본 동해도(東海道) 15주(州) 안의 무장(武藏)·갑비(甲斐)·상모(相謨)·안방(安房)·상총(上總)·하총(下總) 등 6주(州)에 한꺼번에 지진(地震)이 일어났는데, 그 중에 강호(江戶) 무장주(武藏州)의 관백(關白)이 거주하는 지역 및 상모주(相謨州) 소전원(小田原)의 지역이 더욱 심하여 땅의 갈라진 너비가 한 자[尺]도 넘고 그 깊이는 측량할 수 없었으며 깔려서 죽거나 빠져서 죽은 자는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이 기울어지고 뒤엎어졌으며 이어 불이 났는데, 집집마다 총(銃)의 화약을 저장했기 때문에 한곳에서 실수로 난 불이 원근(遠近)에 일제히 번졌습니다. 남녀 노소(男女老少)가 제각기 살려고 도망하며 길을 다투다가 서로 죽이기도 하였고, 강호(江戶)에서부터 빠져 죽었거나 불에 타서 죽은 것을 헤아리면 27만 3천여 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8책 41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140면
- 【분류】외교-왜(倭)
○日本 對馬島主義眞死, 其子義方襲爵。 朝廷遣譯官二人問慰, 以甲申十一月入往, 至是始還言: "癸未十一月二十一日丑時, 日本 東海道十五州內武藏、甲斐、相謨、安房、上總、下總等六州, 一時地震, 其中江戶 武藏州關白所居之地, 及相謨州 小田原之地尤甚, 地拆廣至尺餘, 其深不測, 壓死陷死者無算。 屋宇傾覆, 因而失火, 而比屋藏置銃藥, 故一處失火, 遠近齊發。 男女老少, 各自逃生, 爭道相殺, 自江戶計其陷死燒死之類, 多至二十七萬三千餘人云。"
- 【태백산사고본】 48책 41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1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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