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빈 장씨를 내전을 질투하여 모해하려 한 죄로 자진하게 하라고 하교하다
승정원에 하교하기를,
"희빈(禧嬪) 장씨(張氏)가 내전(內殿)을 질투하고 원망하여 몰래 모해하려고 도모하여, 신당(神堂)을 궁궐의 안팎에 설치하고 밤낮으로 기축(祈祝)하며 흉악하고 더러운 물건을 두 대궐에다 묻은 것이 낭자할 뿐만 아니라 그 정상이 죄다 드러났으니, 신인(神人)이 함께 분개하는 바이다. 이것을 그대로 둔다면, 후일에 뜻을 얻게 되었을 때, 국가의 근심이 실로 형언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전대 역사에 보더라도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으랴? 지금 나는 종사(宗社)를 위하고 세자를 위하여 이처럼 부득이한 일을 하니, 어찌 즐겨 하는 일이겠는가? 장씨는 전의 비망기(備忘記)에 의하여 하여금 자진(自盡)하게 하라. 아! 세자의 사정을 내가 어찌 생각하지 아니하였겠는가? 만약 최석정(崔錫鼎)의 차자의 글과 같이 도리에 어긋나고 끌어다가 비유한 것에 윤기(倫紀)가 없는 경우는 진실로 족히 논할 것이 없겠지만, 대신과 여러 신하들의 춘궁을 위하여 애쓰는 정성을 또한 어찌 모르겠는가? 다만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또 다시 충분히 생각한 결과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 처분을 버려두고는 실로 다른 도리가 없다. 이에 나의 뜻을 가지고 좌우의 신하들에게 유시하는 바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0책 35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622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비빈(妃嬪) / 정론-정론(政論) / 사법-행형(行刑) / 변란-정변(政變)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下敎于政院曰: "禧嬪 張氏嫉怨內殿, 潛圖謀害, 設神堂於內外, 日夜祈祝, 埋凶穢於二闕, 不啻狼藉, 情節盡露, 神人共憤。 此而置之, 得志他日, 則國家之憂, 實難形喩。 觀於前史, 可不畏歟? 今予爲宗社爲世子, 爲此不得已之擧, 豈樂爲哉? 張氏依前備忘, 使之自盡。 噫! 世子之情事, 予豈不念? 如崔錫鼎箚辭之悖理, 引喩之無倫, 固不足論, 而大臣、諸臣之爲春宮惓惓之誠, 亦豈不知哉? 第思之思之, 又復思之熟矣, 事已至此, 舍此處分, 而實無他道理也。 玆以予意, 諭諸左右。"
- 【태백산사고본】 40책 35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622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비빈(妃嬪) / 정론-정론(政論) / 사법-행형(行刑) / 변란-정변(政變)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