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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 35권, 숙종 27년 10월 1일 갑인 4번째기사 1701년 청 강희(康熙) 40년

세자의 처지를 헤아리자는 공조 판서 엄집의 상소문

공조 판서 엄집(嚴緝)이 상소하기를,

"왕세자가 이제 막 망극한 슬픔을 당하고 또 비상한 변고를 만났는데, 어머니의 목숨을 구하려 해도 변해(辨解)할 말이 없고 은혜로 용서해 주기를 빌고자 해도 왕명이 지엄(至嚴)한지라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니, 정리가 궁박(窮迫)하여 답답한 심사가 병이 된다면, 우려(憂慮)되는 바가 어찌 국가와 관계되지 아니하겠습니까? 전하께서 희빈을 법대로 처치하시려는 것은 진실로 후일을 염려하는 뜻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세자는 나라의 큰 근본이니, 이로 인하여 끝내 몸을 상하게 되고 마음을 해치는 데 이른다면, 실로 온나라 신민(臣民)들의 눈앞에 닥친 절박한 근심이 될 것입니다. 어찌 그 먼 장래만을 염려하고 가까운 문제를 염려하지 아니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미리 방비하는 방도라면, 어찌 죽음 이외의 다른 방도는 없겠습니까? 상경(常經)과 권도(權道)를 참작하여 은혜와 법을 아울러 시행하는 것도 때에 따라 변화에 대처하는 뜻입니다. 만약 전하께서 토죄(討罪)하는 데 급급해서 다시 참작하여 헤아리지 아니하시고 혹 세자의 처지를 경홀하게 여기신다면, 장차 반드시 후일에 끝없는 후회가 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답하기를,

"나의 뜻은 이미 대신들의 상소에 대한 비답(批答)에다 유시하였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0책 35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617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사법-행형(行刑) / 변란-정변(政變) / 정론-정론(政論)

○工曹判書嚴緝上疏曰:

王世子纔罹罔極之痛, 旋遭非常之變, 欲救母命, 則辨解無辭, 欲丐恩貸, 則嚴畏不敢, 情理窮迫, 抑菀成疾, 則其爲憂慮, 豈不關係國家乎? 殿下以禧嬪必欲置之法者, 固出於慮後之意, 然世子, 國之大本。 若因此而終至傷毁, 則實擧國臣民目前切急之憂, 何可慮其遠, 而不慮其近乎? 若夫防閑之方, 豈死外無他道哉? 參以經、權, 竝施恩、法, 亦隨時處變之義也。 倘殿下急於討罪, 不復斟量, 而或有忽於爲世子地, 則將必爲他日無窮之悔矣。

上答曰: "予意已諭於大臣之疏批。"


  • 【태백산사고본】 40책 35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617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사법-행형(行刑) / 변란-정변(政變) / 정론-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