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성 윤덕준이 과시 시험지를 규제할 것을 상소하다
대사성(大司成) 윤덕준(尹德駿)이 상소하기를,
"두텁고 좋은 시지(試紙)와 정초지(正草紙)를 금지한다는 영은 반포한 자가 이미 오래 되었는데도, 범하는 것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친림(親臨)하시는 정시(庭試)부터 종이 모양을 반드시 매우 좁고 지극히 엷은 것으로 쓰게 하소서. 그 중에 사정(私情)을 써서 고의(故意)로 용서하여 발각되는 자가 있으면 인(印)을 맡은 관원을 중죄(重罪)로 다스리게 하고, 합고(合考)할 때에 먼저 그 종이의 품질이 가장 좋은 것을 가려내어 글이 비록 아깝다 하더라도 ‘종이가 좋다.’고 써서 내치게 하소서. 감시(監試)209) 의 시지(試紙)는 해조(該曹)로 하여금 견양이 되는 종이를 여러 도(道)에 나누어 보내어 시지(試紙)의 제조를 이에 준하여 어김이 없게 하소서. 혹 영(令)이 있기 전에 이미 만든 것이 있으면 헐어버리고 개조(改造)케 할 것입니다. 만일에 청촉(淸囑)을 도모하여 인장을 찍고 요행으로 1등으로 합격하는 자가 있으면 그 인(印)을 맡은 관원을 죄주도록 명령하고 그 과명(科名)도 삭제케 하소서. 이렇게 하면 그 이롭고 도움되는 것이 다만 사자(士子)들이 시지를 판단하기 쉬운 데만 있지 아니할 것입니다."
하니, 해조(該曹)에 내려서 품처하게 했다가 뒤에 복계(覆啓)하자, 모두 시행하기를 허락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34권 3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574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인사-선발(選拔) / 사법-법제(法制) / 공업(工業)
- [註 209]감시(監試) : 생원·진사의 시험.
○大司成尹德駿上疏言:
試紙及正草紙敦好之禁, 頒之已久, 而犯者愈甚。 今自親臨庭試始, 紙樣必從極狹至薄。 其有容私故饒而見覺者, 重罪其掌印之官, 合考時先摘其紙品之最好者, 文雖可惜, 書以紙好而黜之。 監試試紙, 令該曹分送樣紙於諸道, 試紙之造, 准此罔違。 或有已造於令前者, 毁而改造, 如有圖囑打印而倖參一等者, 亦命罪其掌印官, 而削其科名, 則其爲利益, 不但在於士子之易辦試紙矣。
下該曹稟處, 後覆啓, 竝許施。
- 【태백산사고본】 38책 34권 3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574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인사-선발(選拔) / 사법-법제(法制) / 공업(工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