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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33권, 숙종 25년 6월 6일 계묘 4번째기사 1699년 청 강희(康熙) 38년

절검과 기욕을 절제하고 언로를 넓힐 것을 청한 사록 이상성의 상소문

사록(司錄) 이상성(李相成)이 전지(傳旨)에 응하여 상소를 올려, 절검(節儉)을 숭상하고 기욕(嗜欲)을 절제하고 언로(言路)를 넓힐 것을 청하여 말하기를,

"궁금(宮禁)에 사치가 풍습을 이루어, 복어(服御) 등의 물품이 날로 더욱 화려해져 가고 있습니다. 인지(麟趾)104) 가 인후(仁厚)하지 못하고 종사(螽斯)105) 가 번창하지 못하니, 후궁(後宮)을 더 두는 일은 실로 저사(儲嗣)를 넓히려는 성의(盛意)에서 나왔으나, 단지 여색(女色)은 마음을 고혹시키는 물건이요, 덕을 해치는 도구이므로, 한미한 백성과 일개 선비도 오히려 장섭(將攝)하는 방도에 대해 삼가는데, 하물며 만백성이 추대하는 천금 같은 옥체(玉體)로서 자애(自愛)하는 도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전하(殿下)께서는 영예(英銳)가 너무 지나쳐 희로(喜怒)가 어긋나기도 하므로 근년 이래 늘 지나친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좌우의 신료(臣僚)들이 황공하고 두려워하여 한 마디도 깨우치려는 말이 없이 각기 삼함(三緘)106) 의 경계만을 고수하고 있으니, 어찌 두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반드시 곡진하게 교유(敎諭)하시어 스스로 저상되는 일이 없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가납(嘉納)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6책 33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532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왕실(王室) / 재정(財政)

  • [註 104]
    인지(麟趾) : 《시경(詩經)》 주남(周南)의 편명. 주(周)나라 문왕(文王)의 후비(后妃)의 덕(德)이 자손 종족(子孫宗族)까지 선화(善化)하였으므로, 후비(后妃)의 덕을 가리키는 말임.
  • [註 105]
    종사(螽斯) : 《시경(詩經)》 주남(周南)의 편명. 후비(后妃)의 덕(德)으로 자손이 많다는 것을 노래한 것임. 종사는 여치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한꺼번에 99개의 알을 낳는다 함.
  • [註 106]
    삼함(三緘) : 말을 조심한다는 뜻으로, 옛날에 주(周)나라 태묘(太廟) 앞에 금인(金人)을 세워놓고 입을 세 겹으로 봉하고 그 등에 새겨 놓기를, "옛날에 말을 삼가던 사람이다."라고 하였다는 고사(故事).

○司錄李相成應旨陳疏, 請崇儉約、節嗜欲、恢言路, 有曰:

宮禁之間, 怙侈成風, 服御之物, 華靡日滋。 麟趾不振, 螽斯未侁, 增置後宮之擧, 實出廣儲嗣之盛意, 而第女色, 迷心之物也, 戕德之具也。 雖寒民、匹士, 尙謹將攝之方, 況以千金之重, 萬民之戴, 不思所以自愛之道乎? 殿下英銳太過, 喜怒或差, 比年以來, 過擧常多。 左右臣僚, 惶恐怵惕, 曾無一言之悟, 各有三緘之戒, 可不懼哉? 必諄諄敎諭, 毋令自沮焉。

上嘉納之。


  • 【태백산사고본】 36책 33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532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왕실(王室) / 재정(財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