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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 32권, 숙종 24년 11월 22일 계사 2번째기사 1698년 청 강희(康熙) 37년

삼경에 승휘전에 불이 나다

이날 밤 삼경(三更)에 승휘전(承暉殿)에 불이 났다. 이 전은 바로 중궁전(中宮殿)을 시어(時御)하는 곳으로서 전 앞쪽에 있는 주방(廚房)에서 불이 나 이 전으로이어 타 들어오게 된 것이다. 중궁전(中宮殿)이 마침 병중에 있었는데, 겨우 창황히 피할 수 있었다. 승정원에서 유문(留門)280) 하기를 계청(啓請)하여, 각방(各坊)의 사람들로 하여금 물을 길어 들어오게 하였으나, 불길이 점점 거세어져 끝내 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급히 지붕이 맞닿은 집들을 철거하여 겨우 불길이 옆으로 번져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때 위사(衛士)들과 궁인(宮人)들이 궁정에 번잡하고, 뜨거운 불길이 재를 날려 공중에 가득하니, 사람들이 놀라고 두려워하여 기상(氣像)이 매우 처참하였다. 승지(承旨)와 사관(史官)과 입직(入直)한 여러 신하들이 차비문(差備門) 밖에서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또 4대장(四大將)을 불러 궐문 밖을 호위하게 하기를 청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5책 32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515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금화(禁火)

  • [註 280]
    유문(留門) : 궐문이나 성문 닫는 것을 중지시키던 일.

○是夜三更, 承暉殿災。 是殿, 卽中宮殿時御之所, 而自殿前廚房失火, 延燒是殿。 中宮殿適在違豫中, 僅得蒼黃奉避。 政院啓請留門, 使各坊人汲水以入, 而火勢漸熾, 終不得撲滅。 急撤連甍之屋, 僅免延及之患。 時衛士、宮人, 雜沓宮庭, 烈炎揚灰, 漲滿天中, 人心驚懼, 氣像愁慘。 承旨、史官及入直諸臣, 徹曉來待於差備門外, 又請命招四大將, 扈衛闕門外。


  • 【태백산사고본】 35책 32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515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금화(禁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