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숙종실록 28권, 숙종 21년 4월 19일 경술 2번째기사 1695년 청 강희(康熙) 34년

사면령을 반포하고 반교문을 내리다

사면령(赦免令)을 반포하고 반교문(頒敎文)을 내렸다. 교문에 이르기를,

"주기(主器)는 장자(長子)와 같음이 없기에 일찍이 세자를 책봉하였고, 관복(冠服)을 갖추어 성인(成人)이 되도록 전하여 이에 아름다운 행사를 끝마쳤다. 이미 큰 복을 받았으니, 이를 서민(庶民)에게 널리 펼치는 바이다. 내 자신을 돌이켜 보건대, 외람되게 큰 왕업(王業)을 계승하였으나, 맏아들을 두지 못하여 항시 후사(後嗣)가 더딘 것을 걱정하였는데, 삼령(三靈)137) 이 함께 도와주시어 다행히 세자가 태어나는 경사가 있었다. 더구나 타고난 천품이 남달리 출중하여 실로 온화한 덕이 날로 빛났고, 그 덕을 닦고 그 몸을 보전하여 스승의 교도(敎導)를 기다리지 않았으며, 태묘(太廟)에 알현하고 태학(太學)에서 공부하매 동작(動作)의 위의가 잘못이 없었다. 연령으로 따지면 겨우 즉석(卽席)138) 의 사양이나 감당할 시기인데, 그 예지(睿智)를 보면 변독(辨牘)139) 의 총명을 훨씬 초월하였다. 이에 다시 은택을 미치는 가요에 올랐으니 응당 삼가(三加)의 관례를 거행해야 하겠는데, 본조(本朝)의 고사(故事)가 있었으므로, 일찍이 도모하지 않았었다. 널리 지난 성현의 유문(遺文)을 상고하니, 진선 진미(盡善盡美)하게 되었다. 이에 본년(本年) 4월 18일에 헌(軒)에 나아가 명을 내리고 곧바로 관례를 행하였다. 빈사(賓師)는 대열에 있고, 곤면(袞冕)은 광채가 있었다. 조계(阼階)140) 로 나아간 것은 대(代)를 나타낸 것이고, 객위(客位)에서 초례(醮禮)한 것은 존엄을 표명한 것이었다. 축사(祝辭)를 한 것은 수복(壽福)을 누리기를 바람이었고, 자(字)를 지어준 것은 어린 뜻을 버리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위의(威儀)는 본받을 만하여 엄연히 법복(法服)은 빛이 났고, 덕업(德業)은 더욱 창성하여 진실로 종묘(宗廟)는 주인을 얻었다. 백료(百僚)는 성대한 행사를 참관하며 발을 구르며 기뻐했고, 사방(四方)에선 인효(仁孝)의 소문 듣고 목을 길게 빼고서 쳐다보았다. 국가의 기틀이 길이 튼튼해지게 됨을 기뻐하노니, 어찌 은택을 널리 베풂이 없을 것인가? 이 달 19일 새벽 이전부터 잡범(雜犯)으로서 사죄(死罪) 이하는 모두 용서하여 사면해 주고, 벼슬에 있는 사람은 각각 한 자급(資級)을 올려 주되, 자궁(資窮)한 사람은 대신 가자(加資)하도록 하라. 아아! 삼대(三代)의 오랫동안 안녕한 것을 추념(追念)하면, 감히 보익(補翼)을 소홀히 할 수 있을 것인가? 만백성과 함께 시작을 새롭게 하며 형통함이 있기를 기약하노라. 이에 후사(後嗣)에게 나라를 편안하게 할 계책을 끼쳐 주고, 모두 함께 경하하는 뜻을 밝힌다. 이와 같이 교시(敎示)하노니, 생각건대 마땅히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하였다. 【대제학 박태상(朴泰尙)이 지어 올렸다.】


  • 【태백산사고본】 30책 28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375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 / 사법-행형(行刑) / 어문학-문학(文學)

  • [註 137]
    삼령(三靈) : 천신(天神)·지기(地祇)·인귀(人鬼)를 말함.
  • [註 138]
    즉석(卽席) : 자리에 앉음.
  • [註 139]
    변독(辨牘) : 공문서를 처리함.
  • [註 140]
    조계(阼階) : 동편 섬돌.

○頒赦, 頒敎。 敎文曰:

主器莫若長子, 早建儲闈; 備服以責成人, 載完嘉事。 旣迓受於純嘏, 用敷錫於庶民。 言念寡躬, 叨承丕緖。 一索未卜, 常憂繼嗣之遲; 三靈共扶, 幸有元良之慶。 矧天挺於岐嶷, 諒日章於溫文。 傳其德保其身, 不待提誨之益; 見于廟齒于學, 罔愆動作之儀。 計以年齡, 纔堪卽席之讓; 觀其睿知, 遠邁辨牘之明。 已騰重潤之謠, 宜擧三加之禮。 厥有本朝之故事, 匪曰早圖; 博考前聖之遺文, 斯爲盡美。 乃於本年四月十八日, 臨軒宣命, 就加元服。 賓師在列, 袞冕有華。 卽乎阼階, 所以著代; 醮乎客位, 所以明尊。 祝之欲其享用壽祺, 字之欲其勉棄幼志。 威儀可則, 儼然法服之成章; 德業益昌, 允矣宗祧之得主。 百僚觀盛大之擧, 蹈足歡欣; 四方聽仁孝之聲, 延頸歸仰。 喜見基本之永固, 詎無霈澤之普施? 自本月十九日昧爽以前, 雜犯死罪以下, 咸宥除之, 在官者各加一資, 資窮者代加。 於戲! 追三代之久安, 敢忽輔翼; 偕萬姓而更始, 期保亨嘉。 寔恢貽燕之謨, 庶明同慶之意。 故玆敎示, 想宜知悉。 【大提學朴泰尙製進。】


  • 【태백산사고본】 30책 28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39책 375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 / 사법-행형(行刑)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