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권대운에게 궤장을 내려주게 하다
좌의정(左議政) 목내선(睦來善)·우의정(右議政) 김덕원(金德遠)이 청대(請對)하니, 임금이 인견(引見)하였다. 목내선이 말하기를,
"영상(領相)은 오랫동안 해외(海外)에 귀양가 장려(瘴癘)에 상하여 병이 항상 극심하니, 요즈음 인고(引告)505) 하여 물러가 쉬려고 하였으나, 청나라 사신[淸使]이 장차 이르게 되었으니, 수상(首相)이 모름지기 일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성상께서는 마땅히 그가 나오도록 면려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마땅히 승지를 보내어 돈유(敦諭)하도록 하겠다."
하였다. 김덕원이 말하기를,
"영상은 지금 나이가 78세이고 좌상은 지금 나이가 73세인데, 정력이 아직 왕성하여 나라를 위해 노고를 다하니, 이는 진실로 드물게 있는 일입니다. 영상이 정고(呈告)한 것은 대저 그 물러가 쉬는 계책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니, 짐을 벗고 한가로움에 나아가는 것은 자신을 위하는 계책은 얻는 것이지만, 나라의 일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마땅히 우대하는 도리를 다하여 돈독히 힘쓰는 바탕을 삼게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예기(禮記)》에, ‘대부(大夫)가 70세에 벼슬을 사양할 수 없는 경우는 반드시 궤장(几杖)을 하사한다.’는 글이 있으니, 해조(該曹)에 명하여 영의정에게 궤장을 내려 주게 하라."
하였다. 김덕원이 말하기를,
"이미 보양관(輔養官)을 두었으니, 마땅히 청호(廳號)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장차 무엇으로 칭호를 해야 하겠는가?"
하니, 김덕원이 보양청(輔養廳)으로 이름하기를 청하자,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23책 21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198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인사-관리(管理) / 인사-임면(任免) / 사법-행형(行刑) / 외교-야(野)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註 505]인고(引告) : 사면.
○戊辰/左議政睦來善、右議政金德遠請對, 上引見。 來善曰: "領相久竄海外, 瘴癘所傷, 疾病常劇, 近日引告, 欲乞退休。 而淸使將至, 首相須視事。 自上宜勉其出。" 上曰: "當遣承旨敦諭。" 德遠曰: "領相今年七十八。 左相今年七十三。 精力尙旺, 爲國盡瘁, 此誠稀有之事也。 領相呈告, 蓋欲遂其退休之計, 釋負就閑, 自爲計則得矣, 其於國事何? 宜盡優待之道, 以爲敦勉之地。" 上曰: "予固欲別示恩典, 而未果矣。" 德遠曰: "上意臣固知之。 七十杖於朝, 卽《禮經》之文。 以祖宗朝故事言之, 雖非大臣, 年德俱尊, 則亦賜几杖矣。" 上曰: "禮有大夫七十不得謝, 則必賜几杖之文, 其命該曹, 賜領議政几杖。" 德遠曰: "旣置輔養官, 宜有廳號。" 上曰: "將何以爲號。" 德遠請號以輔養廳, 從之。
- 【태백산사고본】 23책 21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198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인사-관리(管理) / 인사-임면(任免) / 사법-행형(行刑) / 외교-야(野)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