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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 14권, 숙종 9년 3월 4일 병오 2번째기사 1683년 청 강희(康熙) 22년

효종 대왕 세실의 일로써 종묘에 고하는 예를 행하려 하다

이때 효종 대왕(孝宗大王)의 세실(世室)의 일로써 장차 종묘(宗廟)에 고(告)하는 예(禮)를 행하려 하였다. 형조 판서(刑曹判書) 김덕원(金德遠)이 소(疏)를 올려 아뢰기를,

"효종 대왕(孝宗大王)의 세실(世室)은 이미 종묘에 고하는 날을 택하였습니다. 또 생각건대, 우리 인조 대왕(仁祖大王)께서는 난세를 평정하여 질서 있는 세상으로 회복시켜서 공(功)이 창업(創業)140) 과 같았으니, 응당 불천지묘(不遷之廟)로 삼아야 함은 조묘(祧廟)를 당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알 수가 있습니다. 만약 훗날에 응당 행할 것이라 생각해서 홀로 오늘날 〈효종 대왕과〉 나란히 행하지 않는다면, 선후(先後)의 차례를 잃었다는 비난이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대신들이 인용(引用)한 한(漢)나라 왕조의 태조(太祖)태종(太宗)을 한꺼번에 추존(追尊)하였다는 뜻에도 아마 위배(違背)됨이 있을 듯합니다."

하니, 임금이 대신(大臣)과 유신(儒臣)들에게 의논하기를 명하였다. 김수항(金壽恒)·민정중(閔鼎重)·송시열(宋時烈)·김수흥(金壽興)·정지화(鄭知和)·이상진(李尙眞)·박세채(朴世采)·이상(李翔) 등이 모두 말하기를,

"인조 대왕(仁祖大王)은 난세를 평정하여 질서 있는 세상으로 회복시켜서 공렬(功烈)이 높고 뛰어났으니, 마땅히 불천지위(不遷之位)를 삼아야 합니다. 한(漢)나라 왕조에서 태조(太祖)태종(太宗)을 추존(追尊)하였던 사례(事例)를 가지고 논한다면, 효종 대왕(孝宗大王)을 높여서 세실(世室)로 삼는 날에 나란히 종묘에 고하는 예(禮)를 행하는 것이 또한 근거가 있는 듯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인조 대왕(仁祖大王)께서 난세를 평정하여 질서 있는 세상으로 회복시킨 바 공(功)은 응당 불천지위(不遷之位)를 삼아야 하겠으니, 조묘(祧廟)를 당하는 날을 기다릴 필요가 없이 나란히 종묘에 고하는 예(禮)를 행함이 진실로 합당하다."

하고, 이어서 나란히 종묘에 고하도록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38책 631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정론-정론(政論)

  • [註 140]
    창업(創業) : 나라를 새로 일으킴.

○時以孝宗大王世室事, 將行告廟禮。 刑曹判書金德遠上疏曰:

孝宗大王世室, 已卜告廟之日, 亦惟我仁祖大王撥亂反正, 功同創業, 應爲不遷之廟, 不待當祧而知之。 若謂日後應行, 而獨不竝行於今日, 則不瑕有先後失序之議, 而亦恐有違於大臣所引太祖太宗一時追尊之義也。

上命議大臣、儒臣。 金壽恒閔鼎重宋時烈金壽興鄭知和李尙眞朴世采李翔等皆以爲, 仁祖大王撥亂反正, 功烈巍卓, 當爲不遷之位。 以朝追尊太祖太宗之例論之, 則孝宗大王尊爲世室之日, 竝行告廟, 似亦有據。 傳曰: "仁祖大王撥亂反正之功, 應爲不遷之位, 則不必待當祧之日, 竝行告廟, 誠爲合當。" 仍命竝告宗廟。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38책 631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정론-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