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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12권, 숙종 7년 11월 6일 을묘 3번째기사 1681년 청 강희(康熙) 20년

영소전 담제 뒤 풍악에 필요한 악기 명목과 전폐 진천의 악장

예조(禮曹)에서 아뢰기를,

"영소전(永昭殿)에 담제(禫祭) 뒤 풍악을 잡히는 일은 이미 계하(啓下)하였습니다. 《악학궤범(樂學軌範)》을 가져다 상고하니, 그 중 소경전(昭敬殿) 제향(祭享) 때 풍악을 잡혔던 일을 모방하여 시행하는 것이 적당할 듯합니다. 악기(樂器)의 명목(名目)과 공인(工人)의 관복(冠服)을 이제 여기에 의거하여 마련하여 거행하되, 《악학궤범》에 기재된 소경전에서 쓴 악장(樂章)은 오늘날 그대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청컨대 예문관(藝文館)으로 하여금 지어내도록 하여 외우고 익힐 수 있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옳게 여겼다. 그 뒤에 예조에서 또 종묘 제향(宗廟祭享) 때 전폐(奠幣)·진찬(進饌)에는 악장(樂章)이 있으므로, 영소전(永昭殿)에도 전폐·진찬하는 절차가 있다면 악장이 없을 수 없으니, 전폐·진찬 악장도 지어내게 하도록 청하자,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그 악기는 전상악(殿上樂)인 당비파(唐琵琶) 2, 방향(方響) 1, 장고(杖鼓) 2, 필율(觱栗) 1, 아쟁(牙錚) 1, 교방고(敎坊鼓) 1, 당적(唐笛) 1, 퉁소(洞簫) 1, 가(歌) 4, 집박(執拍) 1과, 전정악(殿庭樂)인 향비파(鄕琵琶) 1, 가야금(伽倻琴) 1, 대금(大笒) 2, 교방고(敎坊鼓) 1, 현금(玄琴) 1, 당비파(唐琵琶) 1, 필률(觱栗) 1, 당적(唐笛) 1, 방향(方響) 1, 해금(奚琴) 1, 장고(杖鼓) 2, 퉁소(洞簫) 1, 가(歌) 2, 집박(執拍) 1, 휘(麾) 1이다. 그 악장(樂章)은 전폐(奠幣)에는 어소지곡(於昭之曲)으로, 시(詩)에 이르기를,

아! 밝으신 영(靈)이 하늘에 계시면서

당에 오르내리시도다.

말없이 음악을 연주하고 신명이 이르시길 바라며

폐백을 받들어 올립니다.

라고 하였다. 초헌(初獻)에는 유천지곡(維天之曲)으로, 시에 이르기를,

하늘이 성인을 내시어

성녀와 짝을 지으셨도다.

유순하고 아름다운 덕은 속에 간직하셨고,

좋은 명성은 밖에 퍼졌도다.

조심하기를 부지런히 하사

그 덕이 밝히 드러났도다.

아! 만 년에 이르도록

우리에게 복주심 한이 없으리라.

이라 하였다. 아헌(亞獻)에는 승천지곡(承天之曲)으로, 시에 이르기를,

하늘을 받들 만한 순종하는 덕과

해를 짝할 만한 밝음이로다.

내치를 도우사

곤도(坤道)643) 가 형통하였도다.

장경(莊敬)하시고 아름다우시어

효도를 법으로 삼으셨도다.

정위에 있으면서도 부도(婦道)를 지켰으니

중화(中和)의 덕을 지녔도다.

공경으로 몸을 편안하게 하고,

어짊으로 도(道)를 펴셨도다.

공경과 어짊이 드러나니

그윽한 덕화 넉넉하도다.

아! 빛나지 않으리까?

우리에게 잊지 못하게 하시도다.

강림하시기를 더디하지 마시고

제사를 받으소서.

이라 하였다. 종헌(終獻)에는 천명지곡(天命之曲)으로, 시에 이르기를,

천명이 처음부터 돌보시어

훤하게 드러난 덕음 영세토록 전하였도다.

상하 좌우에 신께서 충만하게 유동하사

공덕(功德)과 위용(威容)이 밝게 빛나도다.

변두가 아름답고 예식이 정연하니,

억만 년토록 많은 복 내리시리라.

이라 하였다. 【대제학(大提學) 이민서(李敏叙)가 지었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12권 39장 B면【국편영인본】 38책 56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예술-음악(音樂)

  • [註 643]
    곤도(坤道) : 부인이 지켜야 하는 도덕.

○禮曹啓曰: "永昭殿禫後用樂事, 旣啓下矣。 取考《樂學軌範》, 則其中昭敬殿祭享時用樂一款, 似當倣行。 樂器名目、工人冠服, 今當依此磨鍊擧行, 而《軌範》所載昭敬殿所用樂章, 不可仍用於今日。 請令藝文館撰出, 使得以誦習。" 上可之。 其後, 禮曹又以宗廟祭享時, 奠幣進饌, 旣有樂章, 今永昭殿亦有奠幣進饌之節, 則不可無樂章。 奠幣進饌樂章, 亦請撰出, 上從之。 其樂器曰殿上樂, 唐琵琶二、方響一、杖皷二、觱栗一、牙錚一、敎坊鼓一、唐笛一、洞簫一、歌四、執拍一。 殿庭樂, 鄕琵琶一、伽倻琴一、大笒二、敎坊皷一、玄琴一、唐琵琶一、觱栗三、唐笛一、方響一、奚琴一、杖皷二、洞簫一、歌二、執拍一、麾一。 其樂章, 奠幣曰於昭之曲, 詩曰: "於昭在上, 陟降堂只。 奏假無言, 承筐將只。" 初獻曰維天之曲, 詩曰: "維天生聖, 聖女作配。 柔嘉在中, 令聞在外。 警戒不怠, 其德孔彰。 於萬斯年, 惠我無彊。" 亞獻曰承天之曲, 詩曰: "承天其順, 配日其明。 贊于內治, 坤道乃亨。 思齊思媚, 維孝之則。 正位居體, 黃中之德。 敬以禔身, 仁以宣猷。 敬仁著矣, 陰化優優。 嗚呼, 不顯? 俾我不忘。 昭假不遲, 顧予蒸嘗。" 終獻曰天命之曲, 詩曰: "天命眷爾自初載, 顯顯德音流永世。 上下左右神洋洋, 載烈象容昭耿光。 籩豆孔嘉禮罔愆, 降福穰穰彌億年。" 【大提學李敏叙撰。】


  • 【태백산사고본】 11책 12권 39장 B면【국편영인본】 38책 561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예술-음악(音樂)